"태영 사태, 시스템 위기 가능성 작아…한은 '소총'도 쏠 상황 아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이 이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국제유가, 중동 사태 등 해외 리스크가 완화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리 동결이 금통위원 전원 일치 의견으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향후 3개월 동안 금리를 3.75%까지 열어놔야 한다고 했고 나머지 2명이 3.50%로 유지하자고 했으나, 이번에는 5명 모두 3.50%로 유지하자고 했다"고 부연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선 "금통위원들은 현시점에서 금리 인하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며 "상황을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가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보다는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함으로써 물가 안정을 이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의견이 아닌 사견을 전제로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태영건설[009410] 워크아웃 신청으로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관련, "시장 안정이 불안한 상황은 아닌 만큼 한은이 나설 때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태영건설 사태가 부동산이나 건설업의 큰 위기로 번져 시스템 위기가 될 가능성은 작다"며 "부동산 PF가 시장 불안정을 일으키면 한은이 언제든지 시장 안전판 역할을 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시장 전체가 흔들리면 사용할 수 있는 여러 툴(도구)이 있다"며 "정도에 따라 대포를 쏠 수도, 소총으로 막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소총도 쓸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고 비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