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중국 당국의 온라인 게임 규제 강화 영향으로 성탄절 연휴를 앞둔 시점에 일제히 급락했던 게임주가 중국의 유화적인 제스처에 때늦은 '성탄 선물'을 받으며 회복하고 있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온라인 게임에 대한 지출 한도를 설정해 게이머들이 게임 도중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지갑의 충전 한도를 게임 업체들이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 관리 방안(의견 초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일일 로그인 보상과 최초 충전 및 연속 충전 보너스 BM(비즈니스모델) 금지, 유저 1인당 충전 한도 설정, 경매장 같은 아이템 매매가 가능한 요소의 금지다. 중국은 내달 22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이후 최종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유저 1인당 과도한 지출을 지양하는 신규 규제안이 시행된다면 단기적인 측면에서 중국 게임 산업 규모의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이 방안이 발표되자 중국 최대 게임 업체인 텐센트와 넷이즈의 주가는 각각 12%와 28% 급락했으며, 국내 게임주들도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데브시스터즈가 전일 대비 14.88% 떨어졌고, 크래프톤(13.77%), 위메이드(13.34%), 컴투스홀딩스(12.49%) 등 게임주 대부분이 10% 이상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게임들이 현재 인기가 없는 편인데 이날 실질적으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게임 시장에서는 중국을 잠재적인 파워 마켓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번 이슈는 현실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에 진출했을 때 생각보다 더 수익을 못 낼 수 있다는 우려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주가가 급락하자 중국은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나흘 후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중국 게임 105종에 대해 내자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발급한 내자 판호 수는 977종으로 증가했다. 중국 당국이 한 번에 100종이 넘는 내자 판호를 발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이 내자 판호를 크게 늘린 것은 최근 규제 강화 움직임으로 대규모 손실을 초래한 이후 당국이 입장을 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이다.

중국의 온화한 입김에 국내 게임주는 성탄 연휴를 지나 맞은 첫날, 1~2% 내외로 반등했다.

엔씨소프트는 26일 전 거래일 대비 5500원(2.33%) 오른 24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데브시스터즈(1.63%)과 크래프톤(1.51%), 넷마블(1.07%), 위메이드(0.97%) 등도 함께 올랐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규제 이슈에 따른 이번 급락은 매수 기회로 판단한다"면서 "신규 규제안은 P2W(Pay to Win) 성향이 짙고 확률형 BM이 과한 MMORPG 및 수집형 RPG를 주 타겟으로 하고 있으며, 해당 BM 게임으로 중국에서 유의미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국내 상장 게임사가 실질적으로 없다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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