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 사태'에 IPO 시장 냉각…주관사 선정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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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 사태'에 IPO 시장 냉각…주관사 선정 '난항'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12월 06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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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심사 예고…파트너사 선정 '고심'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파두 사태 이후 상장 예비기업들이 주관사 선정과정에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파두의 코스닥 상장 주관사다. 파두는 올 하반기 코스닥 기업공개 '대어'로 꼽혔던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로 기술특례상장을 진행했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 혁신성을 인정받으면 최소 재무 요건만으로 상장할 수 있는 제도로 기술력과 성장성을 가진 기업에게 진입 문턱을 낮춰주는 제도다.

하지만 파두는 상장 3개월 만에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놓았고 '뻥튀기 상장' 논란에 휩싸였다. 파두는 올해 3분기 매출이 3억2081만원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7.6% 하락한 수치다.

주관사는 지난 6월 30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당시 파두의 올해 연간 매출액을 1202억원으로 추정해 제시한 바 있다.

시가총액 1조원대 기업이 상장한 지 3개월 만에 급격한 매출 감소세를 보이자 상장 당시 매출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주가도 폭락하기 시작했다. 상장 당시 공모가가 3만1000원이었지만 5일 현재 1만8000원대까지 추락했다.

성난 주주들은 상장 주관 증권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예고했다.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법무법인 한누리는 "파두가 올해 2분기 매출이 사실상 제로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감추고 지난 8월 7일 상장 절차(IPO)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두와 주관 증권사들은 7월 초순 상장 및 공모 절차를 중단하고 수요 예측(7월 24∼25일)이나 청약(7월 27∼28일)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은 주관사 조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발행사인 파두는 물론 주관사를 통해 당시 제시한 예상 매출과 실제 매출의 차이,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보고 있다. 기관 투자자의 선행매매에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었는지 여부도 진단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나서면서 상장 예정 기업들 사이에서는 업계 빅3 중 2곳인 NH·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 선정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파두 사태로 인해 기업공개 관련 고강도 심사가 예고된 가운데 불공정 거래행위 등에 대한 조사를 받는 곳을 파트너사로 확정짓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식음료업계 상장 예정 기업 관계자는 "당초 탑 티어인 NH투자증권 등을 주관사로 고려했지만 파두 사태로 제외하게 됐다"며 "불안감을 안고 가기 보다는 회사와 연결 고리가 있는 후순위 증권사와의 협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윗선에서 대형 증권사를 선호하는데 파두 사태로 난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KB증권도 인력 교체 이슈가 있어 어려울 것 같다"며 "주관사 선정이 쉽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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