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식품가, 매서운 '희망퇴직' 한파…경기불황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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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식품가, 매서운 '희망퇴직' 한파…경기불황 직격탄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12월 06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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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악화·미래 불확실성 지속되자 '희망퇴직' 행렬
인력 감축으로 조직 효율화·수익성 개선 시도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유통·식품업계가 줄줄이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들면서 유달리 추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국내 경기 침체 장기화의 영향으로 소비 심리마저 얼어붙자 조직 운영을 효율화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연말 정기 인사를 앞둔 롯데그룹도 유통 계열사에 대한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달 29일부터 근속 3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롯데컬처웍스가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코로나19 원년인 2020년과 202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모두 영업실적 악화가 원인이 됐다. 롯데컬처웍스는 롯데시네마와 롯데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2020년 1600억원, 2021년 1320억원 등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마트 역시 올해 세 번째 희망퇴직을 단행, 지난달 29일부터 전 직급별 10년차 이상 사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 퇴직이 확정되면 최대 27개월치 급여와 직급에 따른 재취업 지원금 2000만원~5000만원을 차등 지급한다. 

이밖에 롯데홈쇼핑도 지난 9월 심각한 실적 부진에 따라 만 45세 이상, 근속연수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11번가는 오는 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만 35세 이상, 근속연수 5년 이상인 직원이 대상이며 4개월치 급여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11번가가 2018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게 된 것은,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소비 침체에 따른 업황 악화라는 악재가 겹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1번가 관계자는 "사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2025년 턴어라운드(실적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군살빼기'를 통해 효율적인 조직으로 변화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11번가 이후의 커리어를 생각하는 구성원들에게 미약하지만 회사 차원에서 미래 계획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GS리테일도 최근 1977년 이상 장기 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18개월치 급여 지급과 학자금 지원 등이 조건이다. 다만 GS리테일 관계자는 "경영 부진이나 인력 감축 때문이 아니라 복리후생 측면에서 정례적으로 실시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품업계도 희망퇴직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SPC파리크라상은 원재료비, 인건비 등 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을 덜고자 15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소변 맥주'로 논란이 된 칭다오 맥주 수입사 비어케이는 지난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지난 8월에는 매일유업도 만 50세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소비자들의 일상과 가장 맞닿아 있는 만큼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실적 악화를 가장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이처럼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이어가기도 어렵고, 좀처럼 회복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희망퇴직을 자구책 삼아 위기를 극복해보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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