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암시?'…부동산 경매, 7년만에 최대 '적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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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 암시?'…부동산 경매, 7년만에 최대 '적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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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여파…서울, 경기 아파트 경매건수 급증
상업시설과 아파트, 낙찰률 20%대 머물러
경락잔금대출 금리 부담…투자심리 위축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서울 아파트 물건들이 경매시장으로 쏟아지고 있다. 낙찰률도 넉달 만에 다시 20% 대로 내려 앉았다. 낙찰률이란 입찰에 부쳐진 물건 중 낙찰된 물건 수의 비율을 뜻한다. 경매시장이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만큼 향후 부동산 경기 불황을 암시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매 물건이 입찰장으로 넘어오는데 6-8개월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대출 이자 등을 견디지 못해 입찰에 부쳐진 물건이 현재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일 부동산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신건이 7년 5개월 만에 월별 최다건수(238건)를 기록했다. 서울의 아파트 경매진행 건수는 지난해 10월(107건) 100건을 넘어선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8년여만에 월별 최다 아파트 물건(592건)이 경매시장에 나왔다. 전국 아파트도 예외는 아니다. 2629건이 진행되며, 약 3년만에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이는 경매건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고금리의 부담 때문에 레버리지 활용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경매를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경매업계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경매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낙찰률은 떨어지고 있다"며 "낙찰률이 하락하는 것은 경락잔금대출이 일반 대출 금리만큼 높아져 투자심리가 위축돼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락잔금대출은 낙찰된 경매물건의 잔금을 납입하기 위해 받는 대출이다. 과거에는 경락대출을 받을 경우 대출 한도 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었지만, 현재는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마찬가지로 LTV와 DSR과 규제 지역 및 다주택자의 제한사항을 똑같이 적용받게 된다. 

부동산 경매 이미지.

아파트 뿐만 아니라 상업시설 역시 경매건수가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0월 전국 업무 상업시설의 진행건수는 2874건으로 전월 대비 33.2% 증가했으며 8년 4개월 만에 최다 진행건수를 기록했다. 낙찰률도 21%로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낙찰가율도 전달(66.1%)대비 2%p 하락한 64.1%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0.8명이 줄어든 2.2명으로 집계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매물건이 증가되는 요인은 경기 악화,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이 대표적"이라며 "부동산 경기 불황일때 상업시설 등이 경매시장에 많이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경매 입찰에 부쳐지는 물건이 많아진 것은 경기침체를 암시하는 지표일 수 있다"며 "일반 아파트 거래시장에도 매물이 8만건 이상 쌓이는 등 향후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예측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매시장 뿐만 아니라 일반 아파트 매물 역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8만452건으로 집계됐다. 매물 건수가 8만건을 넘어선 것은 아실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21년 4월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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