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정의 증권톡] '단타'와 '빚투'로 물든 증시판
상태바
[전은정의 증권톡] '단타'와 '빚투'로 물든 증시판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10월 06일 07시 33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단타와 빚투. 최근 주식시장을 지배하는 단어들이다.

단타는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한 뒤 짧은 시간 내에 매도하는 것이다. 즉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남기는 투자 방식인데 최근 금융위원회의 규제가 완화되면서 더욱 심해졌다.

단타는 신규 상장사의 기업공개(IPO) 상장일에 흔히 볼 수 있다. 주식 가격이 공모가의 최대 네 배까지 오를 수 있도록 허용되면서 초단타매매가 급증한 것이다. 애초에 가격발견 기능을 제고한다는 취지와 달리 단타 수요가 몰리면서 변동성이 더 커졌다.

시초가가 상장 당일 높게 형성되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단기간에 주가 조정 폭이 크게 나타나는 등 주가 널뛰기가 심해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공모주들의 과열을 막기 위해 도입된 가격제한폭 확대는 주식시장을 단타 투기판으로 전락시키는 것만 같다. 상장 첫날 공모가의 4배까지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과열은 시장 질서를 해칠 수밖에 없다. 가격 왜곡을 줄이겠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 성격의 거래는 지양해야 한다.

최근 차익 실현 가능성이 큰 중소형 공모주 중심의 상장이 잇따르고 있다. 이 때 기관들이 대규모로 매물을 거둬들이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개인투자자 피해 가능성이 예상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빚투도 마찬가지다. 빚투는 빚내서 투자한다는 뜻으로 증시 회복을 기대하고 무리해서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초저금리의 장기화 기조가 이어지자 급증했다. 하지만 최근 고금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과도한 기대감을 내려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빚투는 다양한 행태적 편의와 연관돼 있다"며 "개인 투자자의 투자습관 개선을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당시에는 주식시장에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고 실제 수익률도 높았지만 이제는 시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올해 주식시장은 상승장을 연출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한 투자자들은 대출을 받아서까지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다 잃을 일도 없고 잃는다 해도 인생이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온라인 주식 게시판의 글을 보면서 경계심이 얼마나 허물어져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단타가 투자기술로 받아들여지고 빚투를 통한 일확천금이 당연한 목표로 여겨지는 증시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건전한 투자문화와 금융당국의 적절한 단속이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