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 올해는 서울 전역에 '본격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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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 올해는 서울 전역에 '본격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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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23년 06월 25일 2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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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북한산·은평구 일대 대거 출몰…"날고 '히치하이킹'해 남하 경향"
러브버그

지난해 여름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등 북한산 주변에서 기승을 부린 '러브버그'가 최근 서울 곳곳에 출몰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 서울 곳곳 러브버그 출몰…은평구청엔 '방충 민원' 폭주

이날 서울 종로구의 버스정류장에서는 러브버그 한 쌍이 날아와 버스를 기다리던 여성 승객의 팔뚝에 앉았다.

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본 승객은 기겁해 러브버그를 털어냈다.

인도를 걷다가 갑자기 손을 휘휘 내젓는 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출몰하는 러브버그에 골치가 아픈 건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이날 오전 11시께 남대문시장 내 한 카페에는 손님이 들락거릴 때마다 따라 들어온 러브버그가 카페 벽면 곳곳에 앉아있었다.

카페 실내 벽면에 붙은 러브버그
[촬영 최원정]

◇ 북한산 일대서 수도권 전역으로 퍼져

러브버그의 정식 명칭은 파리목 털파리과 '붉은등우단털파리'다.

주로 중국 남부 지역이나 일본 오키나와 등지에 서식하는데 다른 털파리과 곤충과 마찬가지로 보통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버그'라 불린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서울 은평구와 북한산을 중심으로 대거 나타난 러브버그가 주변 지역으로 서서히 퍼져나간 것으로 본다.

신승관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지난해 서울 은평구·경기 고양시 인근에서 많이 발생한 러브버그가 일부는 날아서, 일부는 차량 또는 지하철에 붙어 '히치하이킹' 해 멀리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최근 러브버그가 서울 관악구와 경기 부천·과천시, 인천 등에서 목격되는 등 점차 남하하는 경향"이라며 "서울시 민원 접수 현황 등을 모니터링해 러브버그 출몰 지역을 계속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 안에 들어온 러브버그
[촬영 최윤선]

◇ 알고보면 '익충'…토양 정화·화분 매개 역할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사람에게 직접적인 해를 미치지 않고 오히려 환경 정화에 도움이 되는 익충(益蟲)이라며 무차별적인 방충 작업이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 연구관은 "주로 낙엽이 많이 쌓인 곳에 사는 러브버그 애벌레는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성충도 화분(꽃가루받이)을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 입장에서는 해충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감안하면 무차별적 방충이 오히려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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