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 릴리스 게임즈 '디스라이트', MZ 감성 살린 웰메이드 수집형 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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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릴리스 게임즈 '디스라이트', MZ 감성 살린 웰메이드 수집형 RPG
  •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04월 18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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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박준응 기자 | 게임을 빼면 인생의 절반이 사라지고, 게임을 사기 위해 돈을 벌어왔다. 입시도, 입사도, 연애도, 결혼도 게임에 대한 열정만은 막지 못했다. 한 번 꽂히면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고, 몰입했다가도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금방 접기도 한다. 다만, 지금까지 게임에 들인 돈, 시간, 노력, 그리고 게임에 대한 진정성만큼은 자신 있다. 그리고 직접 체험해본 그대로 솔직한 감상만 전할 것을 약속한다. <편집자주>

지코와 설인아가 게임을 홍보하고, 게임을 켜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화려한 비주얼 아트와 힙(H.I.P)한 음악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일단 화려한 게임 외 요소에 먼저 눈이 간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게임을 해보면 전략적인 깊이도 있고, 캐릭터를 수집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릴리스 게임즈가 제작하고 파라이트 게임즈가 배급하는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디스라이트'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달 29일 출시된 디스라이트는 요즘 잘나가는 게임 중 하나다. 출시 이후 보름도 채 되지 않아 구글플레이 순위 Top 10에 진입해, 꽤 잘 버티고 있다. 

(왼쪽부터)캐릭터 브린, 클라라, 애비가일의 비주얼 아트.
(왼쪽부터)캐릭터 브린, 클라라, 애비가일의 비주얼 아트.

특히 캐릭터 비주얼 아트가 남다르다. 어디서 한 번쯤 봤을 법한 정형화된 미인상 대신, 다소 우스꽝스럽고 과하더라도 각각의 개성이 확실하게 드러나도록 콘셉트를 잡았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각종 신화에 나오는 다양한 신과 이종들을 모티브로 제작됐는데, 각 신화의 스토리에 맞게 개성 넘치는 외모를 만들고 여기에 독특한 패션 감각을 덧입혔다.

향월 비주얼 아트
향월 비주얼 아트

'달 토끼'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힐러 캐릭터 '향월'을 예로 들어보자.

여의사 콘셉트로 허리 아래까지 길게 내려오는 백발 위에 토끼 귀를 얹었다. 햐안 털이 풍성한 모피 코트 안쪽에는 튀는 색상의 파란색 상의를 입히고, 짧은 미니스커트 아래 검은 스타킹과 검은 킬힐을 배치했다. 들고 있는 것은 고풍스러운 서랍장을 연상시키는 명품 백(구급상자)이고, 선글라스 컬러는 또 빨간 색이다. 등 뒤에는 반짝이는 하얀 꽃 장식이 돋보이는 초승달 모양의 비취 장식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좋게 말하면 MZ하고, 나쁘게 말하면 부담스럽다. 하지만 한 번 보면 어지간해선 잊지 못할 만큼 뇌리에 선명히 박힌다. 디테일이 살아 있어 볼 때마다 새로운 요소가 눈에 들어오고, 자꾸 보다 보면 중독되는 맛도 있다.

접속 첫 화면 안내문(왼쪽), 캐릭터 뽑기 화면(가운데), 캐릭터 테마송 재생화면(오른쪽)
접속 첫 화면 안내문(왼쪽), 캐릭터 뽑기 화면(가운데), 캐릭터 테마송 재생화면(오른쪽)

게임을 켜면 첫 화면부터 헤드폰 착용을 권장하는 안내문이 나온다. 이 때 눈치를 채야 했다. 이 회사, 음악에도 진심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깔리는 BGM들이 모두 트렌디하다. 플레이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깨춤을 들썩일 때가 있다. 캐릭터 아이콘은 LP판을 연상시키는 검은 원판 안에 들어 있고, 캐릭터를 뽑으려면 DJ박스 위의 원판을 돌려야 한다. 원판을 돌리면 온갖 화려한 이펙트와 스크래치음이 귀를 때린다. 게임 내 대부분의 효과음은 스크래치음이고, 캐릭터를 육성하다 보면 캐릭터마다 고유의 테마곡을 하나씩 열 수 있다. 

미니게임 'DJ 콘테스트' 선택화면(왼쪽), 미니게임 시작 전(가운데), 미니게임 플레이 화면(오른쪽)

분명 수집형 RPG인데, 미니게임 격인 리듬게임의 퀄리티도 보통 수준이 아니다. 그냥 따로 다른 게임으로 만들었어도 괜찮을 만큼 공을 잔뜩 들였다.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것뿐 아니라 디제잉을 하듯이 한 방향이나 양방향으로 화면을 스크롤해야 한다. 난이도가 꽤 있는 편이다. 승부욕이 한 번 발동하면 SSS를 노리고 몇 시간째 미니게임만 플레이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캐릭터별 스킬 설명. 효과가 간단할 때는 짧지만 복잡할 때는 스킬 설명으로만 화면을 다 채우기도 한다. 

전략적인 요소가 잘 구현돼, 게임성은 좋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속성 시스템이 있고, 스킬마다 버프나 디버프 종류도 많다. 콘텐츠마다 다양한 패턴의 보스들이 잘 구현돼 있고 특정 캐릭터의 유불리도 명확히 나뉜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게임을 깊게 파보려면 깊게 파볼 수 있다.

콘텐츠가 다양한데 콘텐츠마다 주로 쓰이는 캐릭터가 다 다르다. 효율을 중시하는 게이머에게는 뽑아서 잘 키워놔야 할 캐릭터가 많은 편이다. 수집하고 육성하는 재미가 있다는 뜻이다. 

또한 각 콘텐츠마다 특정 스킬이나 속성, 특정 버프나 디버프를 활용할수록 쉽게 클리어되도록 설계돼 있다. 보유한 캐릭터 중 여러 가지 조합을 고민하고 직접 적용하며 도전해보는 재미도 있다.

가볍게 즐기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고효율의 몇몇 캐릭터만 확보하면 크게 머리 쓰지 않고도 일정 수준까지는 어렵지 않게 클리어할 수 있다. 각 콘텐츠마다 캐릭터나 조합을 추천해준다. 그대로 따라해도 일정 수준 이상까지는 클리어된다. 초반에 공짜로 주거나 쉽게 얻을 수 있는 고효율의 캐릭터들만 잘 키워도 초중반부 콘텐츠들을 즐기는 데 무리가 없다.

이처럼 게임 구조는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힌 형태로 설계돼 있다. 과금을 하고 시간을 많이 들여 모든 콘텐츠를 하드하게 즐기기도 좋고, 오토 기능을 활용해 가볍게 즐기거나 특정 콘텐츠 위주로 무과금이나 소과금으로 천천히 라이트하게 즐기기도 나쁘지 않다. 

전략적인 요소가 많은 게임이다 보니 튜토리얼 시스템도 잘 구현돼 있다. 이런 종류의 게임에 익숙하다면 패스해도 되지만 보상이 짭짤하니 한 번씩 해보는 것도 좋다. 캐릭터마다 있는 '공략' 탭을 열면 다른 유저의 코멘트를 확인하거나 다른 유저들이 자주 사용하는 '장비 세팅' 통계를 참고할 수도 있다.

각 캐릭터의 스킬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가이드와 함께 간단한 캐릭터별 튜토리얼도 마련돼 있다. 진행하면 소소한 보상도 준다. 얻는 캐릭터마다 다 하긴 귀찮은 감도 있지만, 안하고 놔뒀다가 재화가 조금 모자랄 때 하면 유용하다.

전투 준비화면(왼쪽), 전투 중 화면(가운데), 스킬 시전 이펙트(오른쪽)

게임 UI도 편리한 편이다. 세로형이라 손이 편하고, 메뉴 구성도 직관적이다. 전투방식은 턴제로 '피지컬(컨트롤)'도 크게 요하지 않는다.

자동사냥도 잘 구현돼 있고, 3배속까지 지원한다. 특정 재화만 있다면 콘텐츠를 바로 클리어하게 해주는 '소탕하기', 기본 10회씩 연속해서 특정 구간을 자동으로 반복 플레이할 수 있게 해주는 '연속 전투' 등의 기능을 잘 사용하면 바쁠 때도 게임을 구동할 수 있다. 특히 연속 전투의 경우 백그라운드에서 실행되도록 해두고 다른 콘텐츠를 즐길 수도 있다. 

수익모델(BM)은 뽑기다. 천장(특정 뽑기 횟수마다 보상을 제공하는 시스템)도 있고, 스타터를 위한 보상 체계도 잘 구현돼 있어 초반 캐릭터 수급이 아주 빡빡하지는 않다. 재화도 꽤나 퍼주는 편이다. 이미 12챕터까지 일반·어려움·지옥 모드가 구현돼, 스토리 진행만 해도 300~400회 정도의 캐릭터 뽑기가 가능하다. 최소한의 덱 세팅 정도는 무과금으로도 쉽게 할 수 있다.

수집형 RPG를 즐기는 게이머라면 모두 경험해봤을 것이다. 특정 캐릭터가 없다고 게임이 안 돌아가진 않는다. 조금 느리거나 답답할 뿐이다. 여러 장을 뽑아 공명(한계돌파)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려도 캐릭터 '명함' 정도는 언젠가는 얻을 수 있다. 남들 다 있는데 나만 없으면, 나올 때까지 배만 조금 아프면 된다.

유저들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해 수집형 RPG의 기본적인 틀을 취하다 보니 비주얼적인 요소나 음악적인 요소를 제외하면 '익숙한 맛'이 대부분이다. 아는 맛이 무서울 때도 있지만 새로운 맛이 땡길 때도 있으니 호불호를 탈 수도 있다.

전략적인 요소도 꽤 다양하고 스킬 설명부터 스크롤 압박이 있어, 이런 종류의 머리싸움을 즐기지 않는 유저들에게는 '불호' 평가도 나올 만하다. 게임회사 이름만 보고 AFK 장르라고 생각하고 설치했다가는 기대했던 것과 다른 게임 방식에 실망할 수도 있다.

총평을 하자면 대체로 만족스러운 편이다. '인싸 감성'이 다소 부담스럽긴 했지만, 게임하는 내내 귀는 즐겁고 게임성 자체도 꽤나 공을 들인 태가 난다. 개인적으로는 전략적인 요소도 마음에 들었다. 비주얼 아트만 취향에 맞는다면 클래식한 맛부터 매운 맛까지 다양한 캐릭터가 있어, '원픽'을 고르고 키우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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