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이찬우 기자 |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푸조의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인 '5008'은 예술적인 인테리어와 넓은 실내공간, 훌륭한 연비가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1200cc 엔진으로 인해 출력과 정숙성이 부족했고, 내비게이션, 전동 시트 등 편의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점도 아쉬웠다.

24일 푸조 5008을 타고 서울 도봉구부터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까지 왕복 약 170km를 주행했다. 복잡한 시내주행부터 시원한 고속주행까지 다양한 코스를 함께하며 차량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외관은 '푸조'스러웠다. 푸조가 밀고 있는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전조등 디자인과 세련된 그릴은 이 브랜드가 추구하는 예술성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대부분의 SUV는 후면부가 유선형으로 떨어지는 반면 이 차량은 마치 칼로 자른 것처럼 각진 라인으로 후면부가 디자인됐다. 이에 기아 레이, 닛산 큐브같은 박스카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이 차량의 진짜 매력은 인테리어다. 다른 브랜드와 확실히 차별되는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보유하고 있다.

스티어링 휠(핸들)부터 독특했다. 일반적인 차량의 핸들보다 훨씬 작았고 위아래 부분이 평평해 마치 게임을 하는 듯했다. 작은 핸들은 소비자마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편안하고 재밌는 주행을 즐길 수 있었다. 평소 핸들의 상단이나 하단을 잡고 운전하는 습관이 있는데, 평평한 라인이 안정감도 더해줬다. 핸들의 소재도 고급스러워서 감싸쥘　때 감촉도 좋았다.

센터페시아도 기존 푸조의 디자인이 그대로 반영됐다. 공조장치 버튼 등이 터치패드로 구성된 최근 신차들과 달리 버튼으로 구성됐다. 이 버튼에도 예술적인 요소가 가미돼 마치 피아노 같았다.

콘솔박스에는 무선 충전 패드가 설치됐고 기어 스틱도 잡기 좋은 디자인으로 설계돼 운전의 편안함을 더해줬다.

핸들 뒤쪽엔 크루즈 모드 조작 스틱이 있다. 핸들 앞쪽에 있는 다른 차들과 달라 처음엔 다루기 어려웠지만 익숙해지니 다른 버튼들과 간섭이 없어 오히려 편하기도 했다.

2열과 트렁크 공간은 넉넉했다. 180cm 성인 남자가 앉았을 때 여유로운 레그룸을 확보할 수 있었다. 2열시트는 폴딩이 가능해 차박이나 많은 짐을 싣기에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차량의 주행감은 부드러웠다. 이 차량은 가솔린 1.2 엔진(1200cc)이 탑재됐다. 보통 아반떼 같은 준중형 세단이 1.6 엔진(1600cc)을 갖고 있는데 이 차량은 거대한 차체 대비 작은 엔진을 갖고 있는 것이다.

주행 전에는 힘이 너무 약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막상 주행해보니 큰 불편함은 없었다. 가속도 부드럽고 고속 주행도 생각보다 잘나왔다. 게다가 낮은 배기량으로 인해 복합 주행 시 1리터 당 10km 이상의 연비가 기록됐다.

차선을 변경하거나 오르막을 올라가는 등 순간적인 큰 힘이 필요할 때는 다소 아쉬웠다. 가솔린 차량 중에서는 정숙성이 떨어지는 편이기도 했다.

그리고 가격 대비 옵션이 부족했다. 이 차량은 5000만원대에 형성돼 있는데 차량 자체의 내비게이션이 없다. 시트도 수동으로 조절해야 한다. 경쟁 차량인 폭스바겐 티구안 대비 떨어지는 옵션을 갖고 있는 점이 아쉬웠다.

차량을 장시간 주행하고 살펴본 결과 푸조 5008은 장단점이 확실한 차량이었다. 브랜드의 희소성, 예술적인 인테리어, 우수한 연비 등이 장점이지만, 가격 대비 부족한 성능과 옵션이라는 단점도 눈에 띄었다. 

남들과 다른 가치, 유류비 절감을 원하는 소비자에겐 이 차량을 추천한다. 반면 무난한 수입 SUV를 원하는 소비자에겐 만족스러운 선택지는 아니다. 

이찬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