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이찬우 기자 | 3초대 제로백을 자랑하는 전기차 'EV6 GT'를 시승했다. 빠른 속도에도 느껴지는 안정감, 넓은 실내 공간, 실용적인 인테리어와 성능이 매력인 모델이다.

눈이 많이 내려 좋지 않은 도로상황으로 인해 제로백 측정 등 위험한 주행은 어려웠다. 이에 디자인, 실용성, 승차감에 초점을 두고 차를 관찰했다.

그럼에도 차량의 민첩성은 충분히 느껴졌다. 괜히 한국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라는 타이틀을 얻은 것이 아니었다.

GT라인은 EV6의 고성능 모델이다. 조금 더 날렵하고 강력한 모터를 탑재하고 있다.

빠른 전기차답게 전체적으로 날렵한 모습을 하고 있다. 차체가 낮아 보이지만 실제로 만나면 꽤 높은 전고를 보이고 있다. 차에 탔을 때도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인테리어는 깔끔했다. 계기판부터 센터페시아까지 이어지는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편의성과 분위기를 더했다.

센터콘솔은 낯설었다. 센터페시아에 있을 법한 기능들이 많이 담겼기 때문이다. 시동 버튼, 시트 열선 조작버튼, 기어스틱, 휴대폰 무선 충전기 등이 장착됐다.

크고 넓어 팔을 기대고 운전하기 편했다. 반면 다리를 벌릴 공간은 약간 답답함이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컵 홀더 바로 옆에 시동, 기어, 주차 버튼 등이 있어 물이 들어갈 우려도 있었다.

대부분 터치, 전기로 이뤄졌기 때문에 물이나 커피가 들어가면 고장이 나 차를 아예 사용하지 못할 것 같은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미적요소는 충분했다. 특히 야간에 앰비언트 라이트가 들어오면 마치 우주선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시보드부터 센터 콘솔에도 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낮에는 깔끔한 매력이라면 밤에는 웅장하고 분위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들은 친절하고 보기 좋았다. 주차를 하거나 좁은 길을 지날 때 주변 지형지물을 살펴보기 편했다.

위, 옆, 앞, 뒤 등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기 때문에 초보 운전자도 안심하고 주행할 수 있었다.

승차감은 준수했다. 2열 탑승자는 조금 딱딱하다고 평가했지만 전체적으로 부드러웠다. 워낙 조용한 전기차의 특성으로 인해 방지턱을 넘을 때 과격한 소리가 들리는 것은 아쉬웠다.

준중형 SUV치고 2열 공간은 넉넉했다. 신장 165cm의 여성, 180cm의 남성이 앉았을 때 좁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반면 앞좌석 시트에 시야가 가려져 답답한 느낌은 존재했다.

2열 시트는 완전히 접을 수 있다. 이는 차의 활용도를 크게 증가시킨다. 트렁크와 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웬만한 짐은 다 실을 수 있고 차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열 시트 아래 위치한 'V2L' 콘센트가 있기 때문에 차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V2L은 차의 전기를 끌어 쓰는 기술로 별도 장치 없이 콘센트를 꼽아 이용할 수 있다.

차박뿐만 아니라 사무를 보거나 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곳곳에 C타입 케이블을 꽂을 수 있어 차량의 전기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전기차는 고압배터리가 탑재됐기 때문에 하루종일 전기를 써도 방전되지 않는다. 주행거리가 감소되긴 하지만 실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반면 전기차 특성 상 겨울에는 성능이 조금 감소된다. 추운 날씨로 인해 열선시트, 히터 등 난방장치를 작동하자 마자 남은 주행거리가 40~50km 정도 감소했다.

더불어 겨울엔 배터리 성능이 더 떨어지기 때문에 제 성능을 100% 활용하긴 어려울 것 같다. 이는 기술의 발전만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날씨 탓에 재밌는 주행을 즐기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충분히 즐거운 드라이빙이었다. 맑고 시원한 날에 고속도를 달려보고 싶은 차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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