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청약 흥행 실패…분양시장 '냉각' 가속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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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청약 흥행 실패…분양시장 '냉각' 가속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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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재건축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올해 분양시장에서 최대어로 손꼽히던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의 청약이 사실상 흥행에 실패하면서 분양시장 냉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건설사들은 그동안 실적을 지탱해오던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전도 사업성과 입지를 따져 선별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청약홈에서 지난 9일까지 진행된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1·2순위(해당 지역·기타 지역) 청약 결과, 3695가구 모집에 2만153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5.45대1을 기록했다. 총 16개 타입 가운데 12개 타입이 순위 내 마감했으나 전용 39㎡A·49㎡A·84㎡D·84㎡E 4개 타입은 순위 내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이 가운데 특히 논란이 됐던 84㎡E는 맞은편 집과 주방 창문간 거리가 좁아 '주방 뷰'라는 점이 악재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첨자발표는 오는 15일로 정당계약은 다음달 3일부터 17일까지다. 주방 뷰 논란과 전용면적 84㎡ 중도금 대출 불가 등의 요인으로 미계약 물량은 더 증가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청약 결과가 분양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보이고 있다. '10만 청약설'까지 나올 만큼 흥행이 기대됐던 수도권 분양 최대어가 수도권 거주자와 2순위 청약까지 실패하면서 향후 나올 분양 단지들의 연쇄적인 미분양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이 12일 앱 이용자 12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0.2%가 내년에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20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저 응답률이라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주택 매입 계획 비율은 서서히 둔화되다가 지난 5월에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매입 의사 비율이 미미하지만 소폭 상승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내년에 주택을 매입하겠다는 계획은 지난 조사 결과보다 4.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내년 주택 매입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778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0.5%가 기존 아파트를 매입할 예정이라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직방 관계자는 "올해에는 아파트 가격 상승 부담과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으로 기존 아파트 매입 의사는 줄고 신규 아파트 청약에 관심이 많아졌었다""면서 "하지만 내년에는 다시 기존 아파트를 사겠다는 응답이 증가했는데, 이는 최근 미분양 증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예비 청약자들의 이자 부담 등으로 신규 청약보다 가격이 하향 조정 중인 기존 아파트로 다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경기 침체와 거래 관망으로 각종 부동산 대책이 완화되고 있지만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 이자 부담, 가격 하락 조정 우려 등으로 매수 관망세가 짙어질 전망"이라면서 "매도도 서둘러 팔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매매시장은 당분간 거래 공백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규모를 떠나 건설사들의 주택 미분양 우려가 커지는 이유는 결국 도시정비사업의 시공을 마무리하더라도 '갑'이랄 수 있는 조합에서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면 자금난에 시달릴 수 있는 구조 때문이다. 자칫 대규모 미분양이 빚어지면 손해 보는 장사를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작은 규모의 건설사는 부도 위험까지 따른다.

다만 건설사들의 주업이랄 수 있는 국내 민간주택사업은 이윤이 박할 수 있는 공공사업이나 환율의 영향을 받는 해외사업과 달리 사업성이 눈에 보여 멈출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PF 중단에 고금리까지 이어지고 있는 지금 같은 시기에도 사업성은 단연 민간주택사업"이라며 "예전보다 방어적인 정비사업 수주와 분양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사업성이 높고 입지가 좋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을 하고, 분양가도 책정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올해 최대 기대주였던 둔촌주공의 청약 흥행과 관련해서는 사실 상품성 외적인 부분도 영향을 받았다"며 "주방뷰 논란이라던지 이전 분양가를 두고 건설사와 조합 간 충돌이 길었던 것도 주요한 원인이다 보니 향후 분양 시장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이르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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