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지훈 기자] 한국 기업들의 부채가 세계 35개 주요국(유로지역은 단일 통계) 가운데 두 번째로 빨리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시장 자금경색 탓에 기업의 은행 대출이 앞으로 더 늘어나면 기업 부채발 금융 위기의 가능성도 갈수록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가계 부채의 경우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여전히 세계 1위였다.
30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 보고서를 보면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세계 35개 나라의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02.2%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2분기 말 처음 '가계 빚 세계 1위'에 오른 후 1년째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조사 대상 국가 중 가계 부채가 경제 규모(GDP)를 웃도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한국에 이어 홍콩(94.5%), 태국(88.7%), 영국(83.2%), 미국(77.7%), 말레이시아(69.4%), 일본(64.0%), 중국(63.3%), 유로 지역(59.1%), 싱가포르(56.2%)가 10위 안에 위치했다.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한국의 가계 부채 비율은 105.2%에서 102.2%로 3.0%포인트 떨어졌다. 한국의 하락 폭은 영국(-5.1%포인트), 말레이시아(-4.0%포인트), 폴란드(-3.9%포인트), 싱가포르(-3.5%포인트)에 이어 다섯 번째로 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 가계 부채가 워낙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금리 상승과 함께 감소 속도도 상대적으로 빠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GDP 대비 한국 비금융 기업의 부채 비율은 2분기 현재 117.9%로 홍콩(279.8%), 싱가포르(161.9%), 중국(157.1%)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 직전 1분기에는 116.8%로 7위였는데 3개월 만에 세 단계나 올랐다. 그만큼 한국 기업 부채의 증가 속도가 빠르단 소리다.
한국 기업 부채 비율은 1년 새 6.2%포인트(111.7→117.9%)나 상승했다. 베트남(7.3%포인트·100.6%→107.9%)에 이어 세계 2위 증가 폭을 나타내고 있다.
IIF는 보고서에서 "싸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시대가 끝나가면서 많은 기업이 이미 빚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낮은 금리 덕에 많은 기업이 싼값의 대출로 연명해왔으나 앞으로는 대출 비용(금리)이 오르면서 부도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