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젖은 빵 달콤하지 않아"…SPC 불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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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젖은 빵 달콤하지 않아"…SPC 불매 확산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10월 20일 0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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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L 공장서 20대 노동자 사망 사건이 도화선
사고 후 SPC 노동 인권 탄압 사례 드러나며 불매 확산

[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SPC 브랜드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눈초리가 매서워지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불매운동도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SPC그룹 계열의 에스피엘(SPL) 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작업 중 기계에 끼어 사망한 사건이 도화선이 됐다.

사고가 세간에 알려지자 피해자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피해자가 대학 대신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제빵공장에 취업해 가장 역할을 했다는 사연이 공개되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피해자의 죽음에 슬퍼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만큼 사고 공장을 운영하는 SPC에 대한 비판도 커져갔다. 트위터에는 실시한 인기 트렌드로 'SPC불매'가 떠올랐다.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를 보면 사고가 발생한 15일 'SPC불매' 키워드는 전날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앞서 SPC는 파리바게뜨 제빵사 불법파견 및 부당 노동행위 등 노동인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 분위기가 확산된 바 있다. 여기에 노동자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SPC 측 공장 환경까지 밝혀지면서 불매운동이 더욱 거세진 셈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사고 이틀이 지나서 사과문을 발표하며 수습에 나섰다.

허 회장은 "사업장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민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분들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작업환경 개선, 시설투자 등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허 회장의 사과에서 불구하고 사고 이후 추가적인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소비자들의 분노는 사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의 분노를 키운 것은 열악한 작업 환경이 비단 이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에 사망 사고가 발생한 공장에서는 불과 1주일 전에도 다른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에 손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게다가 해당 공장에서는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37명이 끼임, 넘어짐 등의 사고로 다치거나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이후의 대처도 도마에 올랐다. 사망 사고가 발생한 현장에 흰 천을 둘러놓은 채 다른 기계들로 공정을 재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망한 피해자의 시신을 수습한 동료 직원들이 트라우마를 호소해도 정상 출근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안전교육 미이수, 2인 1조 규정 위반 등 근무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여부도 논란이 일고 있다.

SPC그룹 측은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입장을 밝혔다.

SPC그룹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인 만큼 변명이 될 것 같아 말씀드리기가 대단히 조심스럽다"면서도 "현재 사고가 발생한 해당 층 생산라인 전체 운영을 멈췄고 직원들에게도 1주일의 유급휴가를 제공했으며 추후 트라우마 상담 치료 등도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불매운동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배스킨라빈스, 쉐이크쉑, 던킨, 파스쿠찌 등 SPC계열사 리스트를 모아놓고 '사지도 말자! 가지도 말자!'고 언급한 게시물도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상에는 "SPC는 근로자들의 일터 안전을 보장하라", "빠리바게뜨 말고 뚜레쥬르 가자", "노동 조건 개선될 때까지 SPC 불매한다" 등 댓글과 게시글도 잇따르고 있다.

SPC 브랜드를 애용했다는 백민경(23·여)씨는 "몇 달 전부터 노동자들의 시위가 이어진데다 공장에서 부상이나 사망 사건까지 연이어 터진다는 것은 SPC의 노동자 대우가 형편없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회사 잇속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처우까지 신경쓰는 기업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불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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