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우내환' 현대차, 울산공장 멈추자 부품사도 '도미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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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내환' 현대차, 울산공장 멈추자 부품사도 '도미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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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지훈 기자]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현대차그룹의 현대차와 기아가 '외우내환'에 시달리면서 올해 판매 실적 목표치 달성도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은 끝나지 않고, 100일을 넘기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겹친 상황에서 내부적으로는 민주노총 화물연대 총파업까지 이어지면서 공장 가동률이 50%대에 턱걸이하고 있는 영향이다.

특히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내에 수습되는 드라마틱한 반전이 없다면 양사의 목표 하향은 물론이고 부품사들마저도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현대차 울산공장의 생산라인이 가동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8일부터 화물연대 소속 부품 운송 트럭이 멈추고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는 조합원의 납품 차량 진입을 막아섰다. 현재 일부 비조합원의 납품 차량만이 공장 안으로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 현대차에 납품하는 중소·중견 부품사들의 불안감도 확산되는 도미노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GV80, 아이오닉 5 등 주력 17개 차종을 하루 6000대가량 생산해야 한다. 하지만 9일부터는 완성차를 외부로 실어 나르는 화물차주들 대다수가 파업 동참을 선언하면서 차량을 한 대도 출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광주공장에서 지자체로부터 임시운행허가증을 발급받은 뒤 직원들이 번호판 없는 차량을 직접 몰아 적치장으로 운송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임시방편일 뿐이다.

완성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 현대차가 생산 차질이 이어지면 부품사도 생산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면서 "부품이 없으니 자동차 조립을 할 수가 없어 공장이 셧다운되는 것이고 이 과정이 톱니바퀴처럼 얽혀있으니 수요와 생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번 사태가 현대차의 매출 감소로 끝나는 것이 아닌 중소·중견기업의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것이다.

당초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 대수를 지난해보다 11.1% 늘린 432만3000대로 잡았다. 기아도 13.7% 증가한 315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 5월까지의 판매실적은 259만669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9.4% 떨어져 있는 데다 이번 사태까지 빚어지면서 올해 목표치를 대폭 하향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당초 3분기부터는 수급난이 풀릴 것이라 여겼던 차량용반도체도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직격탄을 맞은 현대차 러시아 현지공장도 언제 다시 가동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상하이 지역이 멈춰버리면서 차량용 부품 조달도 막혔다.

[사진=연합뉴스]

연초만 해도 현대차그룹은 전기차(EV), 레저용차량(RV),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로 외부 악재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하지만 국내에서조차 화물연대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빚어지면서 부품 운송 트럭이 멈추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생산과 판매에 대한 고민은 깊어졌다.

현대차는 우선 총파업에 대비해 부품을 비축해 놓았고 추후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차 생산 시스템의 적시 생산 방식으로 인해 부품 재고가 넉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부품사들도 생산과 납품에 비상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파업이 일주일을 넘기게 되면 최대 고비를 맞게 될 것"이라며 "주력차종일수록 생산 요구가 높은데 이를 채우지 못하면 현대차뿐만 아니라 부품사들도 도미노처럼 손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지난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입장문을 내고 "최근 우리 자동차부품산업계는 코로나19와 차량용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 위기로 인해 자동차 생산이 적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 와중에 화물연대가 단체행동으로 자동차부품업계의 부품공급을 막고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초래하게 하는 것은 자동차부품업체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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