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전완식 한성대 ICT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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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전완식 한성대 ICT디자인학부 교수
  • 곽호성 기자 apple@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4월 21일 0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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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문재인, 트럼프를 그린 남자'
전완식 한성대 ICT디자인학부 교수 [사진=곽호성 기자]
전완식 한성대 ICT디자인학부 교수 [사진=곽호성 기자]

[컨슈머타임스 곽호성 기자] 최근 대체불가토큰(NFT)과 메타버스가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NFT와 메타버스가 미래산업으로 크게 발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NFT나 메타버스에 거품이 많이 끼어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타버스가 지나친 환상이고, NFT 관련 업체들도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NFT와 메타버스 관련 논쟁이 치열한 가운데 본지는 전완식 한성대 ICT디자인학부 교수를 만나 NFT와 메타버스, 대한민국 미래산업, 미술품 투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전완식 교수는 한성대에서 게임그래픽을 강의하고 있고 한국은행 화폐도안 자문위원이며 중국 복단대 객좌교수이다. 그는 인물화를 잘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완식 교수는 대한민국 7번째 대통령(박정희 전 대통령, 박정희대통령기념관 소장) 인물화 작가이며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인물화도 그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인물화는 청와대에 있다. 전완식 교수는 이달 13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Q. 이번 전시회에 담고 있는 주제나 메시지가 있습니까?

==이번 전시에서 감상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사색을 통한 지혜의 길'입니다. 우리는 삶에서 많은 문제를 접하게 됩니다. 그 문제가 자기의 삶을 성찰하는 큰 문제도 있을 것이고 점심에 무엇을 먹을 것인가의 작은 문제도 있습니다. 작은 문제에서도 결정 장애를 겪는 사람이 의외로 많고 세대가 변하면서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고민으로 사고를 중단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고민은 어떤 문제를 겪으면서 생기는 고통의 단계이지만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목적과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알기 위해 자기 내면의 모든 것들을 결합하고 해체해가며 가장 좋은 최선의 답을 찾아가는 사색이 필요합니다. 사색은 지혜를 얻기 위한 과정 전체를 말하기 때문에 사색의 생활화는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되며 모든 일에서 최고의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전시는 거울위에 흰색 유화물감만으로 그린 그림을 전시했으며 작품은 거울이라는 매체의 특성상 빛을 반사합니다. 따라서 각도나 빛의 상태에 따라 그림은 매우 다양한 결과를 감상자에게 보여줍니다. 그림을 감상하는 감상자의 태도는 자연스럽게 '무엇을 그렸는가? 무엇이 보이는가? 어떻게 그렸을까?' 등의 끝임 없는 질문과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하게 되고 이 과정이 사색을 하는 방법과 같으며 사색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전시의 제목을 '자연으로 가는 미술 산책전'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Q. 요즘 미술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좋은 미술품을 고르는 방법이 있습니까?

==투자를 두 가지로 봐야 합니다. 나를 위한 투자와 경제적 가치로의 투자입니다. 나를 위한 투자는 자신의 철학적 깊이를 더 공고히 하거나 작품을 바라보는 것으로 치유가 되는 식의 자기만족을 위한 투자입니다. 이 투자가 매우 중요한데 보통 예쁜 그림이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쁜 그림이 좋기는 한데 자기와 연관되어지는 것이 없다면 금세 싫증이 나기 쉽습니다. 작품은 작가의 의식이 투영된 것이므로 꽃을 그렸다고 해도 그 꽃이 작품에서 사랑을 표현하기도 하고 증오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또한 그것이 사물이 가진 일반적 상징성이 아닌 마르셀 듀샹의 '변기'처럼 독특한 다른 개념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작품을 선택할 때는 자신의 정체성과 연관성이 있는 작가의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은 투자가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경제적 재화가치로의 투자입니다. 이 경우는 부동산이나 증권의 투자 시 고려해야 할 것들과 유사한 몇 가지의 체크가 필요합니다. 작가의 사회적 영향력, 작품 속 함의의 증폭성, 선호도, 작가의 경력 등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고려해 봤을 때 비슷한 레벨의 작품과 비교하여 저평가됐다면 매우 좋은 투자처가 되겠습니다. 예를 들면 이미 가치가 있는 역세권에 사회 기반도 갖춰져 있는 건물이 소유자의 급전 이유로 낮은 가격에 급매로 내놓았다면 구매자에게는 호재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미술계에는 작가보다 홍보나 판매를 전담하는 중개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므로 종종 홍보가 덜 돼 저평가된 작가가 많습니다.

전완식 교수가 자신의 작품 '등용문01' 옆에 서있다. [사진=곽호성 기자]
전완식 교수가 자신의 작품 '등용문01' 옆에 서있다. [사진=곽호성 기자]

Q. 게임그래픽을 강의하고 계십니다. 국내 게임그래픽 수준과 미국, 일본 게임그래픽 수준을 비교하면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게임그래픽디자인 수준은 컴퓨터 하드웨어의 사양이 발전하는 속도와 게임산업 규모의 확장세와 함께 발전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온라인 게임이라는 형식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나라입니다. 따라서 온라인게임의 산업 발전 속도가 우리나라 게임 발전 속도이며 세계 게임 발전 속도입니다. 산업 규모로는 세계 3~4위 수준이지만 그래픽 수준은 세계 최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게임그래픽 디자이너를 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게임그래픽디자이너를 지망하는 젊은이들에게 꼭 해주는 말이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는 설계자이며 표현자입니다. 또한 게임그래픽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감성 유행에 따라 변모하기 때문에 어떤 그림이 유행할지는 감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유능함을 뽐내는 디자이너는 어떤 스타일의 그림도 그릴 수 있는 작가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훈련을 한다면 세대와 지역에 상관없이 인정받는 창작자로 이름을 날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Q. 전직 대통령들의 인물화를 많이 그리셨습니다. 인물화를 잘 그리는 노하우는 무엇입니까?

==인물화가 유행한 것은 유럽의 르네상스 이후부터 근대 이전입니다. 이때 인물화는 대상이 왕이거나 귀족이었는데 이들을 존귀하게 그리는 것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특히 신고전주의 대표화가인 자크 루이 다비드는 나폴레옹 황제를 아주 멋진 남자로 표현해 칭송을 받은 화가입니다. 즉 인물화를 잘 그리는 것은 대상의 비율이나 형태를 정확히 그려서 누구라고 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은 기본이고 대상이 가진 시각적 특징과 그의 일대기에 얽혀있는 업적을 적용해 외모에서 느껴지도록 그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게임그래픽은 메타버스하고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메타버스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갈 것이라고 보십니까?

==메타버스는 최근에 크게 대두되는 이슈인데 이는 현재의 시점보다 구글 글래스와 자율 주행차가 보편화되는 시점에 폭발적으로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등의 기업이 시장을 주도했던 것처럼 구글 글래스나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면 이동 중에 상당히 많은 콘텐츠가 생성되고 소비되는 구조가 될 것입니다. 특히 인공지능과 결합되면 콘텐츠는 장르를 넘나들게 되며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없는 현상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이미 메타버스의 기본 구조인 증강현실, 라이프로깅, 미러월드, 가상세계는 형성되어 있으므로 시장의 요구가 있는 시점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라이프로깅과 가상세계의 콘텐츠는 많은 발전이 이뤄졌습니다.

Q. NFT에 거품이 있다고 보십니까? NFT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갈 것이라고 보십니까?

==NFT는 거품이 있다는 얘기를 하기도 하는데 NFT 산업이 시작 시점에 불과한 상태에서 '거품이다.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예단이며 산업의 발전 상황을 가늠해 볼 때 확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근거로 말씀드리면 NFT는 가상자산의 희소성과 유일성을 기본 가치로 삼고 있어 매우 광범위한 분야로 확장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많이 활용되는 분야는 미술 분야지만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분야거나 소비되어 사라지는 분야 등에 적용 된다면 그 가치는 매우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재화로써의 기능도 강조될 수 있으므로 현재의 가치 책정 기준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즉, 현재 많이 활용되고 있는 디지털 예술품, 온라인 스포츠, 게임 아이템의 단순한 거래에 크로스오버되는 방식이 만들어진다면 큰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Q. 대한민국의 기존 주력 산업이 한계를 맞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교수님께서 보실 때 대한민국이 어떤 미래산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십니까?

==미래산업이라는 것이 매우 광범위해서 단순하게 답변하기는 어렵고 우리가 강점으로 삼을 수 있는 분야를 만들어야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천연자원이 부족해 인적 자원 중심의 산업을 발전시켰으므로 첨단 기술이나 문화예술 분야를 활성화한다면 기존의 산업과 결합해 상승효과를 낼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한류상품 100달러 수출하면 소비재수출은 248달러가 증가하는 것과 같이 로봇산업을 육성하면 자율주행차 산업이 동반 성장하는 상승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완식 교수의 작품 '등용문07' [사진=곽호성 기자]
전완식 교수의 작품 '등용문07' [사진=곽호성 기자]

Q. 요즘 미술품 투자가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 미술품 관람이 대중화되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대중들이 미술에 관심을 갖고 미술품을 관람하려면 사전에 어떤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까?

==예술은 갑자기 관심을 갖는다고 좋아지지 않는 속성이 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많은 경험을 통해 익숙해져야 하는데 이것은 입맛과 비슷한 속성이 있습니다. 어린시절 많이 먹어 본 음식은 어른이 되어서도 좋아하는 음식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미술을 포함한 예술의 체험으로 풍부한 감수성과 교양을 갖춘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자주 경험하는 기회가 많아야겠습니다. 우선 우리나라는 입시의 강박감 때문에 초등학교를 제외하고는 문화 수업이 상당히 적은 비중으로 다뤄집니다. 중고등학교에서도 적절한 비중으로 경험하게 하고 평소에도 자신의 철학과 삶의 가치를 정립하기 위한 시간을 문화예술로 투영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가지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별한 노력보다는 관심과 자주 방문해 자기화시키는 시간이 필요하겠습니다.

Q. 대한민국 정부의 미술 관련 정책에 조언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크게 신장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문화‧예술분야는 여전히 소외돼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문화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것이냐 문화인의 삶을 보호할 것이냐는 매우 다른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산업을 육성해 자연스럽게 그 안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식과 문화예술인의 직접 지원으로 삶을 보호하는 방식은 정책적으로 큰 차이가 있는데 하나만 선택할 수는 없고 비중을 고려해야 합니다. 다른 분야보다 문화예술인들은 학력 수준이 매우 높습니다. 미술, 음악, 무용 등 문화예술의 전문가는 대부분 대학을 졸업한 상태며 자생력도 일정 수준 이상 갖췄으므로 산업적 투자와 산업적 기반을 조성해준다면 충분히 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미술이든 음악이든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를 조성해주는 정책과 과감한 투자가 이뤄진다면 산업의 발전을 통해 문화예술인의 삶의 질도 제고되고 국민 문화 향유의 수준도 제고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전완식 한성대 ICT디자인학부 교수는?

전완식 교수는 홍익대 미대를 졸업하고 홍익대 산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전완식 교수는 한국은행 화폐도안 자문위원을 맡고 있고 중국 복단대 객좌교수다. 미국 뉴욕에서 발행되는 레드우드 미디어 그룹 글로벌 매거진 '아트비즈니스뉴스' 표지 작가 및 뉴트렌드 작가 15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정상급 인물화 작가며 박정희대통령기념관이 소장 중인 박정희 전 대통령 인물화와 청와대에 있는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인물화를 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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