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신용평가모형 키워 중·저신용자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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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신용평가모형 키워 중·저신용자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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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대출 확대에 따른 인센티브 부여 영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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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시중은행들이 대안 신용평가모형(CSS)을 개발해 중·저신용자를 포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 규모를 확대할 계획에 따른 것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도 가계부채 총량 관리 시 중저신용자 대출과 정책서민금융 상품에 대해 충분한 한도와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라며 올해와 같은 대출 중단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중금리대출은 저축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주로 다뤘다. 그러나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함께 서민·실수요자들의 불안이 야기되면서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을 1금융권인 은행으로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의 상환부담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중금리대출 및 정책 서민금융상품을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고 중금리대출을 올해 32조원 규모에서 내년 35조원으로, 정책서민금융을 올해 9조6000억원에서 10조원대로 늘릴 계획이다.

국내 신파일러(금융이력부족자·Thin Filer)는 올해 상반기 기준 1280만명에 달한다. 이는 신용등급을 매길 수 있는 국민 4730만명 중 4분의 1을 넘는 수치다. 시중은행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신파일러를 포용할 수 있는 대안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일 하나은행은 입출금통장 거래 내역을 활용한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했다. 약 10개월간 개발한 해당 모형은 빅데이터 기반 머신러닝을 통해 계산되며 사회초년생, 주부, 노년층 등 대출 사용 이력과 신용카드 활용 기록 등이 부족한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모형이다.

최근 KB국민은행장으로 내정된 이재근 부행장은 지난 2일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계대출의 성장을 제한하는 것은 우량고객들만이고 저소득층 고객에게는 한도가 열려 있다"며 "신용평가모형을 정교화하는 것이 은행 성과 차별화 요소"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디지털 전환에 맞춰 머신러닝 기반 소매 신용평가 전략모델을 개발했다. 이어 올해는 코로나19로 경기악화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사업성 분석, 상권 정보, 고객 리뷰 정보 등 비금융 대안정보를 활용한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언택트 환경 변화에 맞춰 지난 10월 생활 데이터를 통해 기존 모형의 성능을 보안한 머신러닝 기반 전략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했다. 아울러 배달대행 플랫폼 로지올 생각대로의 배달라이더 데이터 및 배달 수행정보를 수집해 라이더 전용 대출 심사 프로세스를 개발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22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O2O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 '땡겨요'를 통해 대안 신용평가모형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지난 7월 BC카드의 가맹점 정보를 활용해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했으며 개인사업자 전용 비대면 대출상품과 네이버스마트스토어 대출에도 적용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최근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TF를 구성해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중금리대출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으나 최근 당국이 중금리대출 확대에 따른 인센티브 부여와 가계대출 증가율 제외를 검토하고 있어 시중은행도 따르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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