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가격 인상 효과 '無'…'매출 1조'에도 수익성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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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가격 인상 효과 '無'…'매출 1조'에도 수익성 '바닥'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5월 05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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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로열티 등 美 본사 지급수수료만 685억원
외형 증가에도 수수료 부담에 '적자 탈출' 요원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한국맥도날드가 거듭된 가격 인상에도 좀처럼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적자상황이 지속되면서 '매출 1조원' 달성의 성과도 빛이 바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이달 2일자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해 11월 가격을 올린 이후 불과 6개월 만이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가격 인상 배경에 대해 "국내외 공급망, 인건비, 외주 용역비 등 전반적인 제반 경영 비용의 지속적인 증가 속에 가맹점과의 상생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내려진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가격 인상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상 '1년에 한 번'으로 여겨지던 업계의 불문율은 이미 깨졌다. 최근 한국맥도날드는 2022년 2월과 8월, 2023년 2월과 11월 등 1년에 두 번씩 가격 인상을 이어오고 있다. 그 결과, 맥도날드 '빅맥' 단품 가격은 2년새 4600원에서 5500원으로 19.5% 올랐다.

게다가 가격 인상을 거듭하며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등 외형 성장은 이뤘지만 수익성은 바닥을 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직영 매출 1조11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4% 증가했다. 가맹점을 포함한 전체 매출은 1조29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맥도날드의 국내 시장 진출 이래 사상 최대 매출이다. 

다만 영업손실은 203억으로 전년 대비 손실 규모를 27% 줄이는데 그치며 적자상태를 이어갔다. 한국맥도날드는 5년 연속 영업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영업손실 규모는 △2019년 440억원 △2020년 484억원 △2021년 278억원 △2022년 278억원 등이다.

당기순손실 역시 △2019년 810억원 △2020년 661억원 △2021년 349억원 △2022년 36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3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줄었다.

한국맥도날드가 꾸준한 외형 성장에도 만년 적자에 시달리는 것은 '높은 로열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맥도날드는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1996년 5월 1일부터 순 매출액의 5%를 기준으로 계산된 로열티를 미국 맥도날드 본사에 지급하고 있다. 여기에 신규 매장을 개설할 경우 정액기술료로 4만5000달러(약 6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지난해 로열티 등으로 발생한 지급수수료는 685억원으로 전년(620억) 대비 10.4% 늘었다. 이는 한국맥도날드의 한해 영업손실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미국 본사로 가야하는 수수료 문제만 없어도 흑자전환이 쉬워지는 셈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적자 탈출 방안으로 '매장 확대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직영점 위주의 매장 출점을 확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영업이익을 개선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수차례 가격을 인상해온 만큼, 매장수가 늘어나면 매출 증대 효과도 따라올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현재 400여개에 달하는 매장을 오는 2030년까지 500개로 늘릴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총 8개의 신규 매장을 오픈했고, 9개의 매장을 리뉴얼했다. 

매장 확대 이외에도 로컬 소싱, 친환경 정책, 일자리 창출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자도 확대해 나간다. 앞서 업계 최대 규모의 정규직 채용, 키오스크 확대 및 디지털 편의 기능 추가, 100% 재생페트컵 도입 등 의미 있는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올해에는 국내산 식재료를 적극 활용하는 'Taste of Korea(한국의 맛)' 프로젝트는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난해 100% 재생페트를 도입한 데 이어 연내 맥카페 메뉴까지 재생페트를 확대 적용한다. 내년까지 전국 매장에서 사용되는 모든 패키지 역시 재활용, 재생 가능 소재로 전환해 나간다. 현재까지 전환율은 약 85% 수준이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한국은 4년 연속 매출 증가와 함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마켓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내면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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