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의 불편함
상태바
그날 저녁의 불편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 / 비채 / 1만5800원

[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올해 크리스마스도 한 달여를 앞두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연상하면 가족, 연인 혹은 친구들과 거리를 수놓은 불빛, 캐롤 등 온기 어린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크리스마스를 고통스럽게 보내기도 한다.

네덜란드 한 농촌 마을에서 열 살 난 야스는 간척지 스케이트 대회에서 큰 오빠 맛히스를 잃는다. 상실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야스는 그날 입고 있었던 빨간 코트를 한여름이 돼도 벗지 못한다. 어느 날 마을에 구제역이 닥치면서 백 마리가 넘는 소가 살처분되고 마을 아이들은 그 죽음을 목도하면서 스스로를 해치기 시작한다.

2020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작인 '그날 저녁의 불편함'은 '야스'라는 인물이 날 것의 눈으로 폐허를 바라보며 죽음과 고통, 폭력성, 상처를 다룬다. 작가는 야스와 본인, 그리고 독자의 상처를 곧은 시선으로 파고들어 상처를 파고들고 단련시킨다.

고통은 그 자체로도 고통스럽지만 마주하고 이해했을 때 고통에서 벗어나 또 다른 고통도 이겨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삶의 한 구석에서 어둠을 지닌 이들이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게 슬픔과 고통을 지나치지 않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