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100원 할인 종료…대안은 '유류세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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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100원 할인 종료…대안은 '유류세 완화'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6월 28일 0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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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모 "100원 인하는 어불성설…충격 완화안 논의돼야"
   
 

국내 4개 정유사들이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진행한 리터(ℓ)당 100원 할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체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각계각층에서는 유류세 인하를 통한 근본적인 대안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가인상과 더불어 기름값 고공행진이 서민가계에 큰 타격을 미치면서 그 대안으로 시행한 정유사들의 '기름값 할인'이었으나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의 불신감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은 27일 서울 연세세브란스 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정유사의 100원 인하 평가와 추후방안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 소시모 "정유사 리터당 100원인하 어불성설"

이날 토론회에는 김재옥 소시모 회장, 송보경 소시모 석유감시단 단장, 한진우 한국주유소협회 회장, 윤원철 한양대학교 교수, 남재현 고려대학교 교수, 조영탁 한밭대학교 교수, 임총재 한국석유일반판매소협회 회장, 문미란 법무법인 남산 이사 등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특히 정유사들의 리터당 100원할인 정책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듯 토론장은 빈자리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열기를 띄었다.

다만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정유업계 측은 각 사의 입장차이를 이유로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김재옥 소시모 회장은 "정유사 및 주유소의 100원 인하는 어불성설로 잘 지켜지지 않았다"라며 "유가에 의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가 촉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시모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카드할인방식의 SK에너지를 제외한 다른 정유 3사는 이달 23일까지 리터당 평균 60.65원만 인하했다. 100원 인하를 발표했으나 정유사가 실제로는 39.35원을 덜 내렸다는 지적이다.

GS칼텍스는 리터당 29.27원, 현대오일뱅크는 62.42원, S-OIL은 26.37원 적게 인하했다. SK에너지는 66.08원 인하했다. 특히 전국 SK에너지 주유소 55.15%는 오히려 인상했다.

김 회장은 "7월 7일 이후 정부는 유류세를 인하하고, 근본적인 가격문제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며 추후방안을 제안했다.

   
 

◆ 장기적 안목, 경쟁 촉진이 해답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차원의 세금인하 등의 규제 완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새 나왔다.

윤원철 한양대 교수는 "100원 인하 조치는 단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유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소비자 가격인하를 위한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시장 논리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국내 석유제품시장 경쟁 활성화와 석유제품 가격투명성 제고라는 관점에서 논의의 초점을 맞춰야 하며, 정부도 유류세 인하에 대해 명확히 의사를 밝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남재현 고려대 교수는 "장기적으로 시장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궁극적인 솔루션"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소비자들이 100원 인하를 평가하고 이런 식으로 계속 모니터링하는 것이 분명히 경쟁 촉진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영탁 한밭대 교수는 "기름값과 관련해서는 시장에서 만들어지도록 경쟁구조를 만드는 것이 맞다"며 "유류세로 걷힌 세금을 대중교통이나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소비자들이 유류세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데에 지원하는 형식의 근본적 대응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정유사들의 생색내기 식 할인제도 때문에 100원 인하를 100% 구현하지 못했다는 주유소 업체 측의 볼멘소리도 있었다.

한진우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2008년 기준 영업주유소는 약 1만2500여개로 이미 시장이 포화인 상태에서 정유사들의 100원 인하 결정에 유류세 환원 직전 충분한 재고를 확보해둔 주유소들은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실제 정유사의 실질적 공급가격은 리터당 100원이 아닌 50원 할인에 그쳤다"며 "정유사가 기름값 100원 할인 조치 후 판매량이 급증하자 5월 중순부터 주유소에 유류공급을 제한해 일선 주유소들은 재고량 부족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서울시민 68.4% "정부가 유류세 내려 휘발유 가격 인하해야"

한편 소시모가 최근 서울시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1000명에게 '휘발유 가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5.0%는 '적정하지 않은 편'이라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대부분이 높은 휘발유 가격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응답자의 93.5%는 휘발유 가격 중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정하지 않다'고 지목했다. '적정하다'고 대답한 비율은 1.1%에 불과했다.

68.4%는 '정부가 유류세(세금)를 내려야 한다'고 답했고 23.8%는 '정유사가 유통마진을 내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주유소가 판매 마진을 내려야 한다'는 5.2%, '카드사가 현행 수수료를 내려야 한다'는 1.4%로 낮은 비율의 응답에 그쳤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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