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자체감사 통해 '셀프대출' 적발…여전히 남는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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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자체감사 통해 '셀프대출' 적발…여전히 남는 의혹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9월 01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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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A차장 셀프대출로 부동산 매입…수십억원 대출 받았는데 지점장·본사 몰랐을까
▲ IBK기업은행 본점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IBK기업은행의 차장급 직원이 76억원을 셀프로 대출 받아 부동산을 대거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은행 측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해당 직원을 면직 처분했다.

하지만 영업점에서 수십억원의 대출이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본사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는 점과 해당 대출을 아무런 의심 없이 승인해준 지점장에 대한 의혹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윤두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1일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대출 취급의 적정성 조사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경기도 화성 소재 영업점에서 근무한 A차장은 지난 2016년 3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약 76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A차장은 가족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 5곳에서 26건(73억3000만원)의 대출을 받았고, 개인사업자인 가족을 통해 3건(2억4000만원)을 대출 받았다.

대출자금은 아파트 등 부동산 매입에 사용됐다. A차장은 경기 화성에 위치한 아파트 총 18건, 경기 화성 소재 오피스텔 8건을 포함한 총 9건, 연립주택은 경기 부천에 위치한 2건을 매입했다.

기업은행은 이 사실을 알고 A차장에 대해 면직 처분을 내렸다. 또한 대출금을 회수하고 A차장을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기업은행에서 벌어진 '셀프대출'과 관련해 여전히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다.

은행 영업점에서 대출은 지점장의 승인 없이 실행될 수 없다. 특히 한 영업점에서 약 4년 동안 수십억원의 대출이 나갔음에도 지점장이 의심하지 않고 이를 승인해줬다는 점에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일반 영업점에서 5억 이상만 대출을 받아도 '큰 거래 하는 고객'이라는 생각에 해당 고객의 얼굴 등을 기억해둔다"며 "한 영업점에서 이렇게 많은 대출이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의심하지 않고 대출을 승인한 지점장에 대해 어떠한 의혹도 제기되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6억원 정도의 금액이라면 지점장의 전결범위도 넘어섰을 것"이라며 "기업은행 본점에서도 심사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은행권 관계자들은 대출시 필요한 서류로 제출된 법인등기부등본을 통해 대표이사 및 인적사항으로 A차장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확인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B은행 관계자는 "은행 전산시스템에는 자행 직원의 가족관계도 입력이 돼 있다"며 "법인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보면 이 법인과 A차장이 어떠한 관계인지 알 수 있다. 이를 몰랐다면 기업은행의 내부통제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직원의 자기거래는 막혀있지만 친인척 가족명의 거래는 완전히 막혀있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며 "내부감사를 하다가 이번에 적발돼 처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출서류가 법인이라는 점에서 A차장과 어떠한 관계인지 관련성을 찾기 어려웠다"며 "이번 문제점을 개선해 향후 직원들의 가족이나 친인척 거래에 제한을 두려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출자금은 회수할 것이며 지점장과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A차장에 대한 조사만 끝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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