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4수생' KDB생명, 이번에도 실패?…무산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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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4수생' KDB생명, 이번에도 실패?…무산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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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반값 매각 반대…손해만 보고 되파는 셈"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KDB생명이 네 번째 주인으로 JC파트너스를 찾은 가운데 칸서스자산운용이 매각에 반대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C파트너스를 선정했다. 매각조건으로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약 8800만주)을 2000억원에 인수하며 신규발행 주식 3500억원어치를 추가로 매입해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JC파트너스는 인수를 위해 총 5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우리은행(1000억원)과 산업은행이(700억~1000억원) 등이 후순위 출자하기로 약정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6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KDB생명 인수를 위한 JC파트너스 펀드에 출자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그러나 매각 주체 중 한 곳인 칸서스자산운용이 이에 반대하는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1조원이 넘는 KDB생명을 절반 가격에 넘겨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칸서스가 매각금액이 낮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산은과의 계약 당시 넣은 비토권(거부권) 조항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더라도 최종 계약이 성사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KDB생명PEF(KDB칸서스밸류PEF)는 투자심의위원회에서 JC파트너스의 적격성·매각성사 가능성 등을 평가하고 이런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인다. KDB칸서스밸류는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출자했으며 KDB생명 지분 92.73%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칸서스자산운용은 2.47%의 지분만 보유했지만 PEF 설립 계약 당시 조항에 따라 거부권을 확보했다.

칸서스는 KDB생명 인수 이후 2016년 224억원, 2017년 29억원, 2018년 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그리고 이 주된 원인을 KDB생명으로 보고 있다. 고비용 구조와 시장 경쟁 격화,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KDB생명이 매년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그 부담이 고스란히 전가됐다는 것이다.

산은은 2010년 3월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KDB생명(금호생명)을 떠안았다. 당시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6500억원 규모의 PEF를 만들어 인수했으며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총 8500억원 정도가 투입됐다. 이후 산은은 2014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등 세 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저금리 기조와 부실 가능성에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산은은 지난해 9월 말 매각 공고를 내면서 네번째 도전에 나섰다. 이후 JC파트너스의 KDB생명 인수 부담을 낮추기 위해 투자 손실 위험도 가장 먼저 감당하기로 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칸서스는 산은만 믿고 투자했다가 손실만 보고 나가게 되는 상황"이라며 "비토권을 행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이 JC파트너스의 신규 펀드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우리금융이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금융은 올해 초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지만 표준등급법 적용에 따른 인수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 등에 따라 인수전에 불참했다. 이 과정에서 경쟁 후보였던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차지했다. 우리금융은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사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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