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정말 '안심' 할 수 있나…갈아타기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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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정말 '안심' 할 수 있나…갈아타기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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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기조, 추가금리 인하 등 변수…추가 비용 발생도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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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송가영 기자] 금융당국이 출시한 장기·고정금리 전환 상품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상한한도 20조원을 돌파하며 인기몰이중이다. 그러나 개별적인 상황이나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특정 혜택만 보고 가입하면 섣부른 판단이 될 수 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변동·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연 1~2%대 장기·고정금리 상품으로 지난 16일부터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3일 기준 오후 4시까지 대출전환(대환) 신청 금액은 26조627억원으로 1건강 1억1600여만원 수준이다.

공급 총액은 이미 한참 넘어섰지만 현재까지도 신청이 늘고 있다. 접수가 마감되는 오는 29일까지 신청금액이 30조원에 달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부부 합산 소득이 8500만원(신혼, 2자녀 이상은 1억원) 이하일 경우 기존 대출 잔액 범위내에서 최대 5억원까지 신청 가능하다. 금리는 만기 등에 따라 1.85%~2.2%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안심전환대출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요인으로 1%대 고정금리를 지목했다. 그러나 단순히 금리가 낮다는 점만 보고 신청하기에 위험요소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최근 들어 변동금리 자체가 더욱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한국 중앙은행들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내리자 8월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가 3월 대비 0.16%p 내려 연 1.52%까지 떨어졌다.

신한, KB국민, 우리, 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0.16%p씩 내려 최저 연 2.51%까지 떨어졌다. 안심전환대출의 금리 상한선과 0.3%p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여기에 세계 주요국들이 금리 인화와 환율 전쟁을 하고 있어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분위기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한국은행 역시 올해 하반기 중으로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더 떨어질 경우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는 금리가 2% 중반일 경우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2% 후반일 경우에는 신청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같은 조건이 맞아 갈아탄다하더라도 추가적인 비용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은 대출자라면 이 부분을 제대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계의 분석이다.

기존에 대출을 받은 지 3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중도상환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기존 대출을 받은 시점이 1년 미만인 경우 대출액의 1.2%, 1~2년 미만은 0.8%, 2~3년 미만은 0.4%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한다.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가입 첫 달부터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아야 하는데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지 못하게 되면 연체자가 될 수 있다.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갈 계획인 경우에도 수수료를 내야 한다. 안심전환대출을 받았더라도 3년 이내 집을 넓히거나 줄이는 등 다른 집으로 이사할 계획이라면 중도상환된 원금에 대해서는 대출실행일로부터 경과일수에 따라 1.2% 한도 내에서 수수료를 내게 된다.

대출 약정 체결시 납부해야 하는 세금인 인지세도 고려 대상이다. 인지세는 대출금액이 5000만원 초과 1억원 이하일 경우 7만원, 1억원 초과 10억원 이하일 경우 15만원으로 은행과 대출자가 각각 50%를 부담한다.

반면 단기간에 이사 계획이 없다면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고려해볼만 하다. 고정금리로 최장 30년간 이용할 수 있고 LTV(담보인정비율)이 70%, DTI(총부채상환비율)이 60%로 대출규제 강화 이전 수준이기 때문에 현재 보금자리론과 동일한 한도를 적용받을 수 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1%대 고정금리만으로 신청해 예상치 못한 손해를 겪지 말고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어야 한다는 업계 주장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도 이러한 문제들을 설명하고 있지만 신청을 하는 문제는 결국 대출자의 결정에 달렸다"며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을 잘 계산해보고 현명하게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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