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기쁨도 잠시...다시 암초 만난 현대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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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전환 기쁨도 잠시...다시 암초 만난 현대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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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이끌던 퇴직연금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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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현대라이프(대표 이재원)가 올해 1분기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곧바로 암초를 만났다. 수익을 견인했던 퇴직연금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반기 금융사들의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에 대해 강도 높은 개선책이 마련된다. 그동안 현대라이프의 전체 수익을 이끌던 퇴직연금 상품에 제동이 걸렸다.

현대라이프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보험료 수입은 총 3조272억원으로 전체 수입보험료(4조7496억원)의 74.5%에 달했다. 이중 96%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이다.

금융감독원은 우선 연간 1%대에 불과한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을 개선할 계획이다. 퇴직연금의 외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은 지나치게 낮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금감원은 손실이 났을 때 책임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대부분의 자금을 넣어 두는 것이 낮은 수익률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먼저 각 금융사가 자사 취급 상품만 홈페이지에 게시해 계열사 퇴직연금 비중을 높였던 것에 대해 개선책을 마련한다. 올 4분기 퇴직연금 전용 플랫폼을 만들어 모든 퇴직연금 상품 정보를 한곳에 모아 상품 비교가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계열사 퇴직연금 규모가 큰 현대라이프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현대라이프는 계열사 퇴직연금 적립금이 97.6%에 달할 만큼 대부분의 퇴직연금이 계열사 물건으로 이뤄졌다.

아울러 금융사들의 출혈 경쟁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금감원은 퇴직연금의 수수료 체계를 점검하고, 장기 계약자와 중소기업, 사회적 기업 등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할인하는 제도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벌써부터 타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기조에 맞춰 수수료를 할인하며 경쟁에 불을 지폈다. 교보생명은 지난 9일, IBK연금보험은 지난해 말 퇴직연금 일부 상품의 수수료를 인하했다.

현대라이프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를 할인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아울러 지난 6월말부터 금융사들의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 신용·시장리스크가 지급여력비율(RBC)에 반영되며 재무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가뜩이나 현대라이프는 지난해 말 175.93%을 기록했던 RBC비율이 올해 1분기 157.8%까지 떨어졌다. 금리인상기를 맞아 금리위험액이 급증하면서 요구자본이 늘어난 것이 RBC비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이지만, 향후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밑돌 것이란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윤석헌 금감원장이 계속해서 불건전한 퇴직연금 상품에 압박을 해온 터라 앞으로 퇴직연금으로 수익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퇴직연금이 주력상품인 현대라이프는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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