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로또 아파트'는 어디?…청약열기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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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로또 아파트'는 어디?…청약열기 과열
  •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4월 03일 0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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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규제로 시세차익 노린 고가점 청약통장 또 쏟아질 듯

▲ 디에이치자이개포 분양 이후 청약시장에서 '청약 로또'라는 용어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디에이치자이개포 견본주택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방문객 모습.
▲디에이치자이개포 견본주택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방문객 모습.

[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지난달 청약시장을 뜨겁게 달군 '디에이치자이개포' 분양 이후 '청약 로또' 열풍이 불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로 인한 집값상승 우려로 분양가를 통제하고 나선 게 오히려 청약열기 과열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진행된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 8단지 재건축 '디에이치자이개포' 1순위 청약결과 1245가구 모집에 3만1423명이 몰려 평균 25.22 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1순위로 마감됐다.

지난해 8·2부동산대책 이후 1순위 청약자격이 크게 강화되고 중도금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7억원 이상의 자금을 현금으로 조달해야 하는 여건 속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디에이치자이개포의 경우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세전 기준 최대 7억원까지 낮게 책정되면서 고가점 청약통장이 대거 풀렸다. 중소형 이하 평균 당첨 가점이 6~70대에 달한다.

이 같은 청약 열기는 HUG가 분양보증서를 발행하면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시세차익을 노린 청약자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HUG는 최근에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 한남' 아파트 분양보증 과정에서 시행사가 제시한 분양가가 비싸다는 이유로 보증서를 발급해주지 않고 반려하는 등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최근 수도권 분양시장서 '로또 아파트', '청약 로또' 등의 용어가 새롭게 떠올랐다.

당장 2분기에도 4월 강남구 서초동 우성1차, 강동구 상일동 주공 6단지와 5월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등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어 청약시장이 다시 한 번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단지 모두 일반분양은 많지 않아 잠자고 있던 고가점 청약통장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나선 서초동 우성1차 래미안(가칭)의 경우 총 가구수 1317가구 중 일반분양은 232가구뿐이다. 삼성동 상아2차 래미안(가칭)의 경우에도 총 679가구 중 일반분양은 115가구에 불과하다. GS건설이 시공사로 나선 상일동 고덕자이(가칭) 또한 전체 1824가구 중 864가구만이 일반분양으로 풀린다.

이와 함께 지난달 1순위 당해지역 청약접수에서 평균 79.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 최근 강북권 '청약 로또'로 주목받고 있는 '마포프레스티지자이'의 전례를 감안할 때 강북권에서도 분양가에 따라 '로또 아파트'가 등장할 가능성 또한 높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분양가 통제가 오히려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노리는 로또 아파트를 양산하고 있다"며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경우 당분간 청약 과열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시장이 과열되면서 위장전입, '금수저' 논란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등 잡음도 끊이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일부 건설사의 층수별 분양가 차등책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HUG의 분양보증 승인을 위해 물량이 얼마 없는 일부 층수의 분양가를 낮게 책정하는 꼼수로 평균 분양가를 낮춘 게 문제가 됐다. 추첨으로 층수가 정해지는 만큼 당첨자들의 희비가 운에 좌우되는 셈이다.

이에 국토부는 최근 지방자치단체 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과 함께 서울을 포함한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되는 주요 아파트에 대한 불법 시장교란행위 직권조사 등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디에이치자이개포의 경우에도 청약 전 국토부가 세무조사, 위장전입 직권조사 등 단속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 통제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과열된 청약열기를 잡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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