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바람에도 키움증권 '요지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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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바람에도 키움증권 '요지부동'
  • 우선미 기자 wihtsm@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09월 19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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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전방위 압박에도 인하 안하고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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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우선미 기자] 증권사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앞다퉈 내리고 있다. 저축은행 버금가는 고금리 때문에 투자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이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전방위 압박에 KTB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이 신용융자 이자율을 잇따라 인하하고 있지만 키움증권은 요지부동이라 눈총을 받고 있다.

◆ 이자율이 저축은행 수준?…"단기간 내 고금리 장사"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일제히 하향조정하고 있다. 예적금 금리가 1%를 유지하는 최저금리 시대에 증권사들이 8~9%대 고금리를 유지하자 당국이 칼을 빼든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지난달 말 기준 8개 기간별 과표구간 평균(연체이율 제외)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이 11%대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IBK투자증권, SK증권, 유진투자증권, 한양증권이 10%대로 상위권 그룹에 들었다.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이 9%대로 뒤를 이었고,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흥국증권이 8%대다.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교보증권, 하나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등은 7%대였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가 주식투자 목적으로 증권사에 빌리는 대출이다. 증권사들은 최소 140% 수준의 담보유지비율을 걸어둔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1000만원을 빌렸다고 하면 거래가 모두 끝날 때까지 신용거래계좌의 담보 평가액이 최소 1400만원을 유지해야 하는 구조다. 그 아래로 하락하면 반대매매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어 증권사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거의 없다.

금융투자업계서는 이 같은 구조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 안에 저축은행에 버금가는 이자를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 금융당국 전수조사 예고…KTB·신한·NH 줄줄이 인하

이에 금감원은 지난 5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신용거래 융자금리 실태 점검에 나섰다. 증권사로부터 신용대출 현황, 이자율 산정방식 등 자료를 받아 이를 바탕으로 3분기부터 전수조사할 계획이다.

거센 여론과 금감원의 조사가 부담스러운 KTB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이 신용융자 이자율을 잇따라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제껏 기간별로 9~12%의 이자율을 적용해왔던 KTB투자증권은 과금체계를 고객 등급별로 기간과 관계없이 5~9%의 단일이자를 적용하기로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30일 이하 이자율을 기존 7.5%에서 6.5%로, 60일 이하 이자율을 8.5%에서 7.5%로 일괄 1%포인트 인하했다. 또 기존 60~90일, 91~300일 이하로 나뉘어 있던 과금 체계를 일괄 8.0% 금리로 통합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초단기 신용융자를 받을 경우 이자율을 더 낮추기로 했다. 1~7일(기존 5.9%), 61일 이상 기간(기존 8.7%)에 한해 각각 1.4%포인트, 0.3%포인트씩 이자율을 인하했다.

◆ 키움증권은 요지부동…"고민 중"

신용융자이자 인하 러시 속에서 눈길을 끄는 곳은 키움증권이다. 개인투자자의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여전히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100만원 기준 150원으로 업계 최저수준인 주식거래 수수료를 미끼로 개인투자자를 끌어모았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지난 2분기 주식시장 점유율은 15.11%로 업계 1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하더라도 전체적인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자율보다 증시 상황이나 신용융자 여력 등 외부 요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016년 7월 신용융자 이자율을 일괄적으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하지만 2016년 3분기 신용융자금이 같은 기간 8450억원으로 25.2% 늘었고, 신용융자 이자이익은 201억원으로 오히려 2분기보다 13.4% 증가했다.

김서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자율 인하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신용융자 여력이 되레 커질 경우 키움증권 순이자이익의 감소 가능성은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어느 정도 레벨로 고객 서비스를 해야 할지 고민 중으로 조만간 결정해서 공식 발표할 것"이라며 "회사경영과 관련한 부분들을 같이 염두에 두면서 합리적 기준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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