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채용 숨통 언제쯤 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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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채용 숨통 언제쯤 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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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취업 준비생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던 공기업들의 채용이 언제나 살아날까.

지난 2~3년간 거의 막혀있다 싶을 정도로 부진했던 공기업들의 채용이 올해는 작년보다는 조금은 늘어날 전망이나 크게 나아지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공기업과 금융공공기관 등 총 25곳을 조사한 결과 이미 신입 채용을 했거나 계획을 갖고 있는 곳이 14개, 미정인 곳이 7개, 계획이 없는 곳이 4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입 채용을 아예 하지 않았던 곳이 12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사정이 나아진 셈이다.

그러나 공기업 대부분이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계획에 따른 정원 감축 문제에 발이 묶여 있어 채용을 크게 늘리기는 힘든 실정이다.

◇ 경영자율권 주니 채용도 늘어
정부가 우수 공공기관으로 기관장에게 경영자율권을 부여한 시범기관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중소기업은행,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4곳.

다른 공기업과 비교해 정원 운용에서 더 많은 자율성을 갖고 있는 이들 기업은 올해 신규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영자율권이 채용 확대로 이어지는 셈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들어 98명을 신규 채용했다. 지난해 한명도 채용하지 않았던 것 가스공사가 100명 가까운 인력을 뽑을 수 있었던 것은 경영자율권 부여로 정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경영자율권 등에 따라 정원이 285명 늘었고 신규사업이 많아져 필요한 인력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면서 "자원개발 분야만 40명 뽑았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200명씩 총 400명을 신입 채용한다. 이는 지난해의 198에 비해 배로 늘어난 것으로, 2007년(404명)과 2008년(411명) 수준을 회복하는 것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상반기에 계획된 200명을 현재 뽑고 있는 중"이라며 "정원의 10%를 자율 운영할 수 있게 된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일반 은행과 경쟁해야하는데다 영업점을 40개 추가 개설해야 하는 상황이 신규 채용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역난방공사도 하반기에 46~74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지역난방공사는 지난해에는 49명을 채용했었다.

2008년과 지난해에 신규 채용을 하지 않았던 인천공항공사의 경우도 올해 상반기 채용 규모가 20명이어서 모처럼 신입사원 채용 문이 열렸다.

◇ 공기업 채용 다소 숨통
이들 4곳 외에도 올해는 채용에 나서는 공기업들이 작년보다는 많아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신규채용을 하지 않았던 관광공사는 올해 신입 공채를 계획하고 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2006년을 마지막으로 신입 공채를 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결원이 발생한데다 신규사업 인력 수요 때문에 곧 채용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4년만에 공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년간 신규 채용이 없었던 마사회도 올해는 상반기 채용규모가 20명이며, 기술보증기금도 올해 채용한 42명의 인턴중 70~80%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한국철도도 지난해에는 신규채용이 없었지만 올해는 상반기 중에 500명의 인턴을 뽑아 이중 100명을 하반기에 정규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81명을 뽑았던 수자원공사는 올해 들어 이미 87명을 뽑았고, 작년에 22명을 뽑았던 광물자원공사는 올해는 상반기에 18명, 하반기 20명 등 총 38명을 뽑을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올해 들어 83명을 이미 뽑았고 하반기 채용계획은 미정이다.

공기업들은 청년층 일자리 마련을 위한 청년 인턴 모집에는 적극 나서고 있다. 한전은 773명의 인턴을 이미 뽑았다. 한국철도와 기술보증기금 처럼 인턴을 평가를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경우도 있다.

◇ 정원에 발목..채용 크게 늘기는 어려워
올해 공기업 채용 사정이 다소 나아지고는 있지만 본격적으로 채용이 늘어나기를 기대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계획에 따라 많은 공기업들이 감축된 정원 수준으로 현재의 인원을 줄여야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선진화계획에 따른 정원 감축은 129개 기관에 걸쳐 2만2천명이며 기존 정원 대비 감축률은 12.7%다.

대한석탄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올해도 신입 채용계획이 없다. 3년째다.

조폐공사와 주택보증공사도 작년에 이어 2년째 신입 채용계획이 없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회사의 정원이 2천7명인데 현원이 이보다 10명 안팎 적은 수준이어서 현장의 생산직을 수시로 모집하는 것 말고는 관리직을 뽑을 여력이 없다"며 "2008년말 구조조정으로 380여명이 퇴직을 했기 때문에 정년 가까이에 있는 사람도 없어 당분간 신입 채용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직 채용계획이 미정인 곳이 채용에 나서더라도 정원 감축 부담 때문에 그 수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한국전력도 현인원이 정원보다 많기 때문에 정부에서 원자력발전 사업 등을 감안해 정원을 늘려주지 않는다면 신규 채용을 대거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정원이 1만9천314명인데 현인원은 2만14명"이라면서 "정부에서 정원을 늘려주는게 아니면 신입 채용 여력이 거의 없고, 뽑더라도 아주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기업들의 채용이 몇년째 지지부진하면서 취업 준비생들도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 하늘 높은줄 모르던 공기업의 인기가 다소 식는듯한 분위기다.


취업포털 인쿠르트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공기업 공채 경쟁이 워낙 치열했지만 최근에는 공기업들이 잘 뽑지도 않고 선진화한다고 하니까 취업 준비생들도 채용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다"며 공기업 취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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