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금융절벽](하)금융업계, 노년층 디지털 소외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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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금융절벽](하)금융업계, 노년층 디지털 소외 막는다
  • 전은정, 오경선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5월 02일 0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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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 품기 위해 전담 창구·AR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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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에 디지털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모바일·인터넷뱅킹 사용자가 늘면서 은행 및 증권사 영업점은 속속 사라지고 있다. 대다수 금융소비자는 디지털 금융의 편리함을 만끽하고 있다. 하지만 노년층은 이를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기존의 대면업무를 선호하는 노년층에게 디지털 금융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노년층이 접한 디지털 금융의 현실과 이를 해결하려는 금융권의 노력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컨슈머타임스 전은정·오경선 기자] 금융업계가 거래 사각지대에 몰린 노년층 달래기에 나섰다.

노년층은 인터넷이나 모바일에 익숙하지는 않지만 기존 거래 은행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또 자금력 있는 고객들이 많은 만큼 이들을 안고 가야 한다는 판단이다.

◆ 은행, 노년층 위한 상담창구 운영

은행들은 노년층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상담창구를 운영하는 등 고객 잡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더불어 모바일 거래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돋보기 기능을 탑재하는 등 맞춤형 전략에 나섰다.

지난 1월 현재 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16개 은행은 총 4925개 지점에서 노년층 전용상담(거래)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시니어 고객 투자상담창구'는 원래 65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했지만 나이제한을 없애 노년층에 진입하는 고객들도 흡수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객에게는 ARS서비스를 실시, 노년층을 위한 '쉬운말 서비스'를 제공한다. 입력제한시간을 기존의 6초에서 15초로 연장했다. 어려운 용어와 복잡한 금융상품 탓에 상대적으로 통화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노인들을 배려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고령투자자 창구'와 함께 전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에 등록된 정보가 65세이면 업무별 안내 멘트 없이 전담 상담직원으로 바로 연결한다.

KEB하나은행은 ARS로 '느린말 서비스'를 실시 중이며 노년층 전용 전화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큰글 송금' 서비스를 제공, 노년층의 시력 저하를 고려해 돋보기 기능을 탑재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 어르신을 위한 배려공간을 확보해 금융거래 편의성을 개선하고 있다"며 "모바일에서는 큰글 송금 서비스를 제공해 50~60대 비중이 4.5% 증가하는 등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 증권사, 노년층 전담창구·어플 제공

증권사들도 노년층을 배려하기 위해 전용 상담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고령투자자들이 서류를 작성할 때 글자크기를 키워주고, 구두로 충분히 설명을 해 이해를 돕는 등 상품 가입에 필요한 절차를 고객에 맞춰 안내해준다.

KB증권은 지점당 최소 한 개 창구 이상에서 책임자급 이상 직원이 상주해 고령투자자들을 전담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이를 인지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도 지속한다.

젊은층들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는 노년층을 위해 글자·버튼을 크게 한 '이지에이블' 어플을 제공한다.

키움·삼성증권 등에서도 고령투자자를 위한 창구와 전용 상담번호 등을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영업 방법인 방문·대면 전략으로 고령투자자들을 응대한다"며 "고자산가들 중에서 고령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년층을 지속적으로 배려하고 새로운 금융 환경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대면 업무를 선호하는 노년층은 변화의 시발점에 서있다"며 "은행권은 미래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될 수 있는 노년층을 위해 선별적 점포 축소, 이동점포의 활성화, 인터넷뱅킹 교육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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