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지주사 전환의 꿈…장애물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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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지주사 전환의 꿈…장애물 산적
  • 우선미 기자 wihtsm@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03월 30일 0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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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사업 실적 부진…3개월 내 전환 마무리해야
   
 

[컨슈머타임스 우선미 기자] 오리온이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담철곤 회장, 이화경 부회장을 필두로 한 오너가가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제과사업 및 투자사업으로 분할해 효율적인 경영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지난해 오리온의 주요 사업인 한국과 중국의 제과부문 실적이 악화된데다 올 1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오리온은 3개월 내 자회사 지분 추가 확보 등 지주사 전환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 제과사업부문 '오리온', 투자사업부문 '오리온홀딩스'로 분할

오리온은 지난해 11월 22일 식품사업부문과 투자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제과사업부문은 '오리온'(가칭)으로 재상장하고, 투자사업부문은 '오리온홀딩스'(가칭)로 변경 상장해 향후 현물 출자를 거쳐 지주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의 분할비율은 0.34%대 0.66%다. 분할과 동시에 거래 활성화를 위해 보통주 1주를 10주로 액면분할 한다. 이에 주당 가액이 기존 5000원에서 500원으로 변경되고 발행주식 수는 분할 전 600만8435주에서 6008만4350주로 늘어난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올해 5월 31일까지며 매매거래 정지기간은 5월 30일부터 7월 6일까지다. 신주의 상장예정일은 7월 7일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오리온의 이번 인적분할 및 지주사 전환을 긍정적인 변신 시도라고 평가하고 있다. 신설 오리온은 본연의 제과사업에 집중하는 가운데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사업 확대가 예상된다.

존속사인 오리온홀딩스는 쇼박스 등 자회사 지분 관리를 비롯해 신선식품, 건강기능식품, 기능성음료 등 다양한 식음료 관련 신규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제과사업 중심의 신설 오리온과 지분 관리 및 기타 식품 투자를 담당하는 오리온홀딩스의 분할은 신성장 동력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최근 국내와 중국 제과시장의 저성장세를 극복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韓中 제과부문 실적↓…자회사 지분 추가 확보 부담

하지만 오리온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수많은 난관을 거쳐야 한다. 지주사 전환 작업을 위한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 가장 큰 난제다.

현 공정거래법상 첫번째 지주사 성립요건은 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이지만 올해 7월 1일 이후로 자산총액 요건이 5000억원으로 상향조정될 예정이다.

오리온의 자산총계는 2016년 말 기준 3290억원으로 7월 1일 이후에는 이 요건에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6월 말까지는 분할뿐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까지 서둘러 마무리해야 한다.

이뿐 아니라 지난해 말 기준 32.7%(1076억원)를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액을 3개월 내 50%까지 끌어올리고, 상장사인 자회사는 지분율 20%, 비상장 자회사는 40% 이상 지분율을 만족시키는 작업도 시급히 진행해야한다.

오리온의 자회사 중 오리온(분할신설사), 쇼박스가 상장돼 있는데 지분율은 각각 12.1%, 57.5%로, 신설 오리온의 지분을 7.9% 추가 확보해야 한다.

비상장사 자회사를 보면 메가마크, 하이랜드디엔씨, 리온자산개발, 크레스포, 오리온음료, 오리온레포츠, 북경메가미디어 유한공사, 북경미디어테크 유한공사의 지분을 100%, Supreme Star Investment Limited은 62.7% 보유해 지주사 전환 요건에 충족하지만 대한물류센타의 기존 보유 지분 35.3%에 4.7%를 추가로 늘려야 한다.

◆ 증권사, 오리온 실적 전망 줄줄이 하향

또 지난해 국내시장 실적 부진과 사드 영향으로 올해 국내·중국 제과부문의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것도 부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오리온은 매출액 2조3863억원을 기록해 전년 2조3824억원 대비 0.16% 소폭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62억원으로 전년 2993억원 대비 8.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490억원으로 전년 1771억원 보다 40.6% 증가했다.

하지만 부문별로 따져보면 비중이 큰 국내 제과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말 기준 787억원으로 전년 951억원 대비 164억원(17.3%) 감소했고, 중국 영업이익은 1986억원으로 같은 기간 35억원(1.7%) 줄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리온의 1분기 연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6.5%, 16.9% 줄어든 6179억원, 989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중국 제과부문 매출액이 줄어든 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오리온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오리온 목표주가를 92만원에서 88만원으로, IBK투자증권은 110만원에서 93만원으로 최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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