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교각만 '두둥실'...월드컵대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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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교각만 '두둥실'...월드컵대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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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비 협의 지지부진…공사대금 소송까지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삼성물산이 월드컵대교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준공기한 연기에 따른 간접비와 공사중 새로 발생한 비용명세 등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이견이 있어서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월드컵대교는 이달 기준 38%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한강의 28번째 다리인 월드컵대교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과 영등포구 양평동을 잇는 왕복 6차로, 총연장 1980m의 교량이다. 성산대교와 성산로 주변 상습 차량정체 해소를 목적으로 설계됐다. 1997년 타당성 조사가 시작돼 2009년 추진 계획이 결정됐다. 공사비와 보상비 등을 합한 총 사업비는 약 2589억원이다.

삼성물산(지분율 70%)은 삼성엔지니어링(20%)∙이화공영(10%)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월드컵대교 시공권을 따냈다. 낙찰가는 1585억원으로 시 예상 가격의 64% 정도였다. 삼성물산 입장에선 사상 첫 한강 다리 수주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삼성물산은 2010년 4월 월드컵대교에 착공했다.

그러나 당초 예정한 준공시점인 2015년 8월 준공기한을 2020년 말로 늦춰줄 것을 시에 요청했다. 시가 관련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공사 속도가 예정보다 더뎌졌다는 이유를 들었다.

2011년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월드컵대교 건설 사업이 우선순위에서 다른 사업들에 밀리면서 당초 기획한 연간 300억~500억원의 예산이 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사업 시작 후 2015년까지 월드컵대교에 투입된 예산은 767억원이다. 연 평균 128억원 꼴이다.

공사기간이 계획보다 2배 길어지면서 공사대금은 1798억원으로 늘었다.

삼성물산이 속 태우는 이유는 계약금에 포함되지 않는 간접비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공사기간에 공사를 잠시 멈추더라도 현장에 최소한의 인력과 장비를 유지해야 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비용을 간접비라고 한다. 발주처는 통상 건설사가 주장하는 간접비를 곧이곧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업계에선 월드컵대교 수준의 대규모 사업장이라면 지금까지 간접비가 수십억원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한다. 서울시와 삼성물산은 간접비 협상을 진행중이지만 현장 장비나 인력 수 등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합의도 안 된 상태다.

월드컵대교를 둘러싸고 삼성물산은 서울시와 소송도 치르고 있다.

삼성물산은 작년 1월 서울시를 상대로 월드컵대교 공사대금 2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설계변경에 따라 변경된 계약금을 협의율을 적용해 산출할지 낙찰률을 적용해 산출할지를 두고 이견이 나타난 게 소송으로 이어졌다.

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만은 지난 2015년 월드컵대교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설계변경을 하면서 계약금액을 재산정할 때 낙찰률(64%)이 아닌 협의율(82%)을 적용, 공사대금을 29억원 더 계상했다며 이를 감액 조치했다. 이에 삼성물산이 소송을 낸 것이다.

삼성물산은 월드컵대교 관련 간접비와 소송가액이 회사 손익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월드컵대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간접비는 수억원대 수준에 불과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소송은 진행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공사와 원만히 협의하는 한편 월드컵대교를 차질 없이 준공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350억원을 시작으로 내년 520억원, 2019년 400억원 등 예산을 월드컵대교 사업에 할당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 5월부터 강교 운반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라며 "삼성물산과 소송중인 건은 신규 비목 액수 산출방식과 관련된 것이고 간접비에 대해선 시공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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