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빵' 때문에 전역날 6시간 넘게 '뺑뺑이'…"인권침해"
[컨슈머타임스 이수영 기자] 전역자를 구타하는 일명 '전역빵'을 이유로 전역 당일 전역자에게 군장을 매고 6시간30분 간 연병장을 돌게 한 것은 인권침해라는 판단이 나왔다.
21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월17일 강원도에 있는 한 포병부대에서 전역한 김모씨는 전역 전날 생활관에서 동기 2명과 소대원 12명이 상호 합의 하에 '전역빵'을 했다.
이는 당직사관에게 적발됐다. 보고받은 포대장은 '병영생활 중 구타·가혹행위 등은 어떠한 경우에도 금지한다'는 규정에 따라 현역병들을 징계했다. 전역자 3명에게는 '얼차려'를 부여한 뒤 전역시키도록 지시했다.
전역 당일 김씨를 비롯한 전역자 3명은 완전군장을 하고 오전 8시30분부터 정오까지,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 까지 총 6시간30분 동안 연병장 90바퀴(약 22.5㎞)를 돌았다.
김씨는 "도가 지나친 얼차려로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며칠 뒤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육군 규정에서는 야전부대에서 보행 얼차려를 시행할 경우 상병·병장에게는 완전군장 때 1회 1㎞ 이내, 4회 이내 반복 하도록 그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해당 포대장은 인권위에 "얼차려 부여 시 규정을 위반한 것은 사후에 확인했다"면서도 "다만, 이는 병영 부조리에 대한 신상필벌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고 사전교육, 식사·휴식시간 보장 등을 해 감정적인 보복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 측은 부대 측의 얼차려가 병영 부조리에 대한 신상필벌, 부대 내 구타·가혹행위 등을 엄단하려 시행한 것으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육군 규정을 위반해 과도하게 얼차려를 시행해 해당 병사들에게 신체적·정신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피해를 준 것도 인정했다. 해당 포대장에 대한 경고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상급부대 사단장에게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