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 "한국, 자체 핵무장 검토해야 할지도"
[컨슈머타임스 박정수 기자]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는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스스로 핵무장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브룩스 지명자는 이날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가 주최한 인준 청문회 자리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공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미국의 대(對) 한국 핵우산 공약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미국의 대 한국 핵우산 공약은 주한미군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했던 지난 1978년 제11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공식화된 이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브룩스 지명자는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위원장이 '한국에 더이상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 한국이 자체적 핵무기 역량 개발에 나서도록 동기를 부여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한국이 스스로의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그것(핵무장)을 검토해야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자체적인 핵무기 개발에 나서는 것이 좋은 생각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현 시점에서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보지 않고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도넬리(민주·인디애나) 상원의원이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제공 공약에 변화가 없느냐고 묻자 그는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제공은 매우 중요하며 위기 시에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옵션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답했다.
매케인 위원장이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기여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견을 묻자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비용에 대해 '상당한 부담'(significant load)을 하고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제기한 '한국 안보 무임승차론'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브룩스 지명자는 이어 "가장 1번째로 한국은 지난해의 경우 인적 비용의 50%가량인 8억800만 달러(9158억원)를 부담했다"며 "이것은 매년 물가 상승으로 오르게 돼 있다"고 말했다.
또 "주한미군 재배치를 위해 미국 국방부가 발주한 108억 달러 규모의 최대 건설공사 비용의 92%를 부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룩스 지명자는 매케인 위원장이 '현재 주둔비용을 감안할 때 미국에 주둔하는 것이 한국에 주둔하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드느냐'고 묻자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문제에 대해선 "사드와 같은 상층 미사일 방어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한·미동맹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는 다층적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패트리어트 미사일 요격체계를 PAC 2에서 PAC 3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자체적인 미사일 방어역량을 강화하고 있지만, 앞으로 남은 과제가 많다"며 "사드와 같은 상층 미사일 방어체계를 도입해 통합적∙다층적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미국과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의 상호 운용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미 간 협의 진행상황에 관한 질문에 대해선 "지난 2월7일부터 한미 양국 간 공식 협의가 시작됐다"며 "이 같은 협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서는 사드 배치의 타당성에 대한 평가와 권고 사항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는 데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드 배치가 미국과 한국 사이의 결정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중국이 우려하는 것을 알지만, 우리는 중국과의 소통을 통해 이것이 중국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첫 흑인 주한미군 사령관이 되는 브룩스 지명자는 부친이 예비역 육군 소장이고 형이 예비역 준장인 전형적인 군인 가정 출신으로, 1980년 미국 육사를 졸업했다.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육사 생도 대장을 지냈다.
냉전이 한창이던 1980년대 독일과 한국에 근무하기도 했다. 주한미군에서는 대대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