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공지능' 연구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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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공지능' 연구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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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인류 최강 기사'로 통하는 이세돌 9단이 구글 '알파고'와의 바둑 대국서 고전하고 있다. 최종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나 알파고의 선전은 세간에 충격을 주고 있다.

결과와 무관한 알파고의 다음 도전 종목은 컴퓨터게임인 '스타크래프트'가 유력시 되고 있다. 한국 프로게이머들이 글로벌 무대를 장악하고 있는 종목이다.

역대 스타크래프트 승률 1위인 프로게이머 이영호는 "전체 판세를 볼 수 있는 바둑과는 달리 서로 움직임을 모르는 스타크래프트는 다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국내·외를 주름잡았던 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홍진호 역시 "인간계의 압승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전략시뮬레이션 경기가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벌써부터 국내외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게임업계의 부족한 관련 연구가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기존에 운영하던 AI랩(LAB)을 'AI센터'로 격상시키며 석∙박사급 인력을 확충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간의 말과 행위를 알아듣고 반응하는 원천기술을 게임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넷마블게임즈도 지난해부터 인공지능 유저 맞춤형 엔진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콜럼버스 프로젝트는 사용자가 게임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특정 단계에서 난관에 부딪혔을 때 상황별로 해법과 힌트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인공지능 기술력은 선진국 대비 약 2.6년 정도 뒤처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알파고의 1일 학습능력은 인간으로 치면 35.7년에 달한다고 한다. 해당 분야의 발전속도가 그에 비례하는 정도로 빠른 것으로 추정되는 단서다. 한국과 시간·기술적 격차가 상당히 벌어져 있다는 의미다.

국내 IT∙전자기업들은 뒤늦게 자체 연구진을 꾸리거나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등 기술력을 확충하기 위해 분투 중이다.

문체부는 지난달 19일 '게임산업 신시장 창출전략'을 통해 주요 게임콘텐츠 개발 중점 분야로서 게임 인공지능을 선정하고 투자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1557억원에 달하는 전체 투자 규모에 비해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투자는 15억원으로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기술은 하향 국면의 국내게임 시장에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만큼 더욱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게임 인공지능 기술 발전 속도에 한국 게임시장 미래가 달려 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향후 인공지능 연구가 더딜 경우 게임업계는 물론 전 산업계가 고전을 면키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정부와 업계 모두 잊지 말아야겠다.

알파고는 이제 막 시작된 자극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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