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생채인증 도입…보안체계가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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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생채인증 도입…보안체계가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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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보이스피싱 대신 손목을 잘라 가거나 눈알을 빼가는 신종 범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손바닥 정맥인증으로 통장·카드발급, 이체 등 은행거래가 가능해지고 조만간 홍채인증 서비스까지 도입된다는 소식에 떠올려 본 끔찍한 미래 뉴스다. 물론 실현 가능성은 거의 '제로'다.

몇 개월 전 네이버 개인 아이디를 해킹 당했었다. 클라우드, 이메일 등에 개인정보가 가득했기에 한동안 불안에 떨어야 했다. 황급히 비밀번호를 바꾸고, 보안 등급을 강화하는 절차를 밟았다.

비밀번호 대신 정맥 인증으로 로그인했다면, 그 정맥 정보가 유출됐다면 어땠을지 상상해봤다.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 내 정맥 패턴은 죽을 때까지 동일할 것이다. 홍채도 그럴 것이다. 어떤 수단으로도 평생 바꿀 수 없는 개인정보다. 이 정보가 유출된 상태에서 기술발전으로 누군가 이를 똑같이 복제해 가져다 쓴다면,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

지난 2일 신한은행이 국내 최초로 비대면 실명확인을 적용한 모바일뱅크인 '써니뱅크'와 '디지털키오스크'를 출시했다. 신분증 촬영에 영상통화, 손바닥정맥 인증 등을 통해 은행업무 거의 대부분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업은행은 홍채인식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자동화기기(ATM) 등에 적용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안면근육 인식을 통한 본인확인 기술을 시범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내년 1월부터 공인인증서 본인인증방식을 스마트폰을 이용한 지문인증으로 변경하는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행한다고 10일 발표했다.

국내 최초로 생채인증을 도입한 신한은행은 자사 정맥 인증에 대해 "높은 정밀도와 인식률을 가지고 있고, 위·변조가 불가능하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소비자 정맥 정보 자체를 얼마나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는 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는 부분도 현 기술 상황에서는 그렇다는 의미일 것이다.

기술발전의 속도를 가늠할 수 없다면 개인생체정보를 최대한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편리함이 아닌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모바일뱅킹 등록고객수가 중복기준 6000만명을 넘어섰다고는 하지만, 일부 자산가들이나 의심 많은 소비자들은 아직도 이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 해킹 등을 당할 경우 평생 모은 재산을 몽땅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생채정보 인증 활용은 이미 실현됐다. 일어날지도 모르는 먼 미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주민등록번호나 계좌 비밀번호가 유출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피해가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기우'일까. 생체인증 '상용화'의 핵심은 이 같은 우려를 기우로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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