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코스피 약세' 보름간 1조원어치 사들여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코스피가 장중 1800.75까지 무너진 지난달 24일 이후 국내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등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1일까지 15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조1129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기관 순매수액 2조3477억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액수다.
이 기간 외국인은 3조437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연기금이 코스피가 저점인 1800.75에서 1941.37까지 140포인트 가량 회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연기금은 코스닥시장에서 252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 종목을 대량 매수한 건 대형주 중심인 코스피의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는 중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급락했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낮은 0.8배 수준이다.
연기금 순매수액 상위 10종목을 보면, 삼성전자가 2814억원(8월24일 이후 수익률 3.34%)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차(2020억원, 9.47%), 기아차(958억원, 10.69%), LG디스플레이(655억원, 20.19%), CJ(628억원, 18.68%), 삼성전기(590억원, 23.69%), 롯데쇼핑(588억원, 23.21%), LG화학(555억원, 6.47%) 등이 뒤따랐다.
현대차, 기아차,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수출 대형주에 연기금 매수가 집중됐다. 이들은 달러-원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환경 개선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배당주 보유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인 가운데 대표적 배당주로 손꼽히는 SK텔레콤(443억원, 1.82%)과 KT&G(436억원, -4.63%))도 연기금 순매수액 10위권 안에 들었다.
연기금 순매도액 상위 종목 1위는 NAVER(687억원 -2.34%)로 나타났다.
이어 SK(590억원, 5.83%), SK하이닉스(449억원, 12.72%), 우리은행(333억원, 5.77%), LG생활건강(258억원, 4.33%), 삼성생명(253억원, -2.37%), 엔씨소프트(223억원, -6.70%), 대한항공(194억원, 2.60%), 하나투어(193억원, -6.38%), 현대건설(176억원, 10.51%) 등이 순매도액 상위권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