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전세난'…서울 아파트 월세비중 사상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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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전세난'…서울 아파트 월세비중 사상 '최고'
  • 김수정 인턴기자 crystal@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3월 24일 0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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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전세난'…서울 아파트 월세비중 사상 '최고'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인턴기자] 최근 전세난 심화로 인해 서울지역 전·월세 아파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1만3372건이다. 이 가운데 월세는 보증부 월세 포함 4269건, 31.9%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정부가 전월세 거래량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월세비중은 지난 1월 기준 36.4%로 이미 30%를 넘어섰다. 하지만 가격대가 높은 서울 아파트의 월세비중이 3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1월 15.4%에 그쳤던 서울 아파트 월세비중은 2013년 1월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이후 줄곧 20%대를 유지해오다 지난달 28.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다시 한 달 만에 30%대를 넘었다.

서울시와 정부가 발표한 전·월세 거래량은 확정일자 신고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따라서 실제 거래되는 월세는 정부와 지자체 조사보다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이 급증한 것은 강남권 재건축 이주 등으로 전세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전세가 상승과 동시에 물건도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월세 소진이 빨라졌다.

이달 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대로 낮추는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강남구 개포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그나마 자금여유가 있는 세입자들은 대출을 끼고 집을 구입하지만 전세 보증금을 올려줄 돈이 부족하거나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은 어쩔 수 없이 월세로 갈아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초 재건축 이주 등으로 서울지역 전세난이 극심해지면서 평소 잘 나가지 않던 월세 거래도 예년에 비해 많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월세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도심권이다. 종로구가 43.4%로 가장 높았고 중구가 42.9%로 뒤를 이었다.

렌트라이프 김혜현 대표는 "종로·중구 등 도심권은 아파트 자체가 많지 않은데다 유수의 기업들이 밀집해 있어 수도권에 거주하는 직장인들이나 외국계 기업 종사자들이 월세를 많이 얻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악구 39.5%, 강남구 38.0%, 서초구 36.6%, 구로구 36.1%, 동작구 33.8%, 성동구 33.5%, 마포구 33.4%, 송파구 32.8%, 성북구 32.6%, 중랑구 32.0% 등의 순으로 월세비중이 높았다.

반면 금천구 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19.1%로 서울지역에서 가장 낮았다. 양천구도 19.9%로 20%에 못미쳤다.

특히 양천구는 최근 1년간 평균 월세 비중이 15.8%에 그쳐 서울 아파트를 통틀어 가장 낮은 월세비중을 보였다.

양천구 목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양천구는 자녀들의 학군을 고려한 가족 중심의 중산층이 많이 거주해 전세 보증금을 올릴지언정 월세는 선호하지 않는다"며 "그나마 이곳도 전세 물건이 없다 보니 예년에 비해 월세 거래가 늘어난 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월세 거래량은 이사철 등 계절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월별로 등락이 있다"며 "그러나 전세난과 저금리,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 등을 고려할 때 월세비중 증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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