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정유사 과징금 취소로 수백억원 이자 물어야
[컨슈머타임스 김동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유사들에 부과한 과징금을 취소하라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10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돌려주는 것은 물론 이자 수백억원까지 물게 됐다.
공정위는 지난 2011년5월 SK·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등 4개 정유사가 이른바 '주유소 나눠먹기'를 위한 담합을 했다며 총 40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가운데 GS칼텍스는 자진신고로 과징금을 전액 면제받았다. SK는 1356억여원, 에쓰오일 438억여원, 현대오일뱅크는 753억여원의 과징금을 각각 2011년∼2012년 납부했다.
대법원은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가 공정위를 상대로 과징금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담합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정유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두 회사에 1192억원의 과징금을 돌려주는 것은 물론 에쓰오일에는 60억원, 현대오일뱅크에는 80억원의 이자를 줘야 한다.
공정거래법에는 법원 판결로 과징금을 환급하는 경우 과징금을 납부한 날부터 환급한 날까지 기간에 가산금을 지급하도록 돼 있다.
환급가산금 요율은 시행령 개정에 따라 작년 7월25일 전까지는 연 4.2%, 이후에는 연 2.9%가 적용된다.
SK가 같은 취지로 낸 소송 상고심은 12일 선고된다.
SK에서는 과징금으로 SK주식회사 504억9000여만원, SK이노베이션 764억여원, SK에너지가 87억원을 납부했다.
SK도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으면 과징금 1356억원에 150억원 상당 이자를 더해 총 1500억원 정도를 돌려받게 된다.
공정위는 정유사 3곳에 과징금 총 2548억여원을 돌려주고 290억원 상당 이자와 3년여간에 걸친 소송비용을 물게 된다.
정유사 관계자는 "공정위가 1번 과징금을 부과하면 몇백억원, 많으면 1000억원이 넘다보니 재정적 손해와 함께 회사 이미지에 타격이 크다"며 "과거를 돌이켜보면 정유사는 늘 공정위 담합조사의 '단골손님'이 돼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