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비자=돈' 싸구려 경영마인드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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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비자=돈' 싸구려 경영마인드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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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유현석 기자] 소비자를 고객이 아닌 '돈 줄'로 인식하는 싸구려 경영마인드가 최근 금융권에 독버섯처럼 퍼져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동양증권 불완전판매 논란부터 시작해 개인정보 유출, 최근 은행권 사기 대출로 이어지는 일련의 추문들이 이를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의 사기 대출사건의 경우 KT 100% 자회사인 KT ENS의 직원 김모씨가 협력업체 6곳과 짜고 매출채권을 위조했다. 이를 통해 협력업체들이 대출받은 금액은 3000억원에 달한다.

브랜드파워에 범인의 지능적인 계획이 더해지면서 일어난 사건이다. 은행들의 방심이 낳은 참극이라는 주장을 부정하기 어렵다.

개인정보 유출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1년 금융당국은 '5·5·7'룰을 만들었다. 전체 인력의 5% 이상을 정보기술(IT) 인력으로, IT 인력의 5%를 정보보호 인력으로 운용하고 IT 예산의 7%는 정보보호에 쓰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이다.

하지만 국민카드와 롯데카드의 경우 지난 2012년 IT예산 가운데 정보보호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롯데카드가 7.1%, 국민카드가 7.2%로 가이드라인을 겨우 넘어선 수준이다. 사실상 '생색내기 보안'에 다름 아니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다.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수익을 내는 것이 지상 최대 과제다.

이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최근 금융권의 사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여론이 상당하다. 고객을 위해 돈을 벌겠다는 것이 아닌 돈을 벌기 위해 고객을 이용하겠다는 것처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목적과 수단이 바뀌었다는 의미다.

주목되는 대목은 소비자들의 '반발' 움직임이다.

이달 초까지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카드탈회와 해지건수는 각각 84만건, 383만7000건에 달한다. 소비자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한 데 따른 거대한 부작용이다. 기세는 각 업체들을 집어삼킬 듯 맹렬하다. 앉아서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일종의 적극적 의사 표출이다.

이로 인해 특정 업체들의 경우 생존기로에 서 있는 상태다. 영업정지 3개월 조치를 받으면서 타 업체에게 고객을 뺏길 위기인데다가 올해 실적까지 어두운 상황인 것.

후회하긴 늦었으나 이제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라는 속담처럼 이번 사건을 하나의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다.

소비자를 고객이 아닌 '돈 줄'로 생각하는 싸구려 마인드 개조 없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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