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의 수모'…한일 수출입 '달러' 결제 급격히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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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의 수모'…한일 수출입 '달러' 결제 급격히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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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성수 기자]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 영향 때문에 일본 엔화가 수출입 업체의 외면을 받으면서 한일 양국 간 수출입 결제 통화 비중에서 역대 처음으로 달러화에 추월당했다.

올해 달러화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된 결과 한국의 전체 수출입 결제 통화에서도 다시 그 비중이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3년 상반기 결제통화별 수출입'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월 양국 수출입 결제에서 엔화의 비중은 절반 아래(대일 수출 46.0%, 수입 44.6%)로 하락했다.

대신 달러화 비중(수출 50.1%, 수입 51.6%)이 높아져 한일 양국 간 교역에서도 1대 통화로 올라섰다.

양국 간 무역에서 엔화가 수출입 결제 통화 모두 1위 자리를 내주기는 한은이 통계를 확인한 1992년이래 최초다.

일본 업체들은 그동안 한국에 기계장비 등 제품을 수출하면서 엔화 결제를 고집하는 경향을 보여 대일 수입 결제 통화에서 엔화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해 왔다. 대일 수출 결제 통화는 국제 외환시장의 동향에 따라 달러화와 엔화가 몇 차례 순위를 바꾼 사례가 있다.

올해 상반기 한국의 전체 수출 결제에서 달러화는 85.1%를 차지했다. 달러화 비중은 2011년 상반기 85.9%, 하반기 85.6%, 작년 상반기 85.5%, 하반기 84.6% 등 2010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최병현 한은 국제수지팀 조사역은 "달러화 비중은 2007년 82.2%에서 2010년 85.9%까지 오른 이후 하락해 왔다"며 "올해는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면서 달러화 비중이 다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달러화에 이어 수출 결제 통화 2위는 유로화(5.7%)이고 그 다음으로 엔화(3.4%), 원화(2.2%) 순이었다.

수입 결제에서도 달러화 비중은 84.7%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엔화(5.8%), 유로화(5.3%), 원화(3.2%)가 뒤를 이었다.

한국의 통화인 원화는 2000년 이전만 해도 수입 결제 비중이 1%도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했지만, 국제 사회의 이란 제재로 양국 간 무역에서 이란중앙은행 원화계좌를 통한 결제가 이뤄지면서 2011년부터 크게 확대됐다.

실제 올해 상반기 수출 결제에서 사용된 원화 가운데 이란 비중은 32.4%였고 중국(11.7%), 일본(10.0%), 미국(4.1%) 등이 그 다음이었다. 수입 결제에서도 이란(21.5%), 독일(15.4%), 미국(11.1%), 일본(10.3%) 등 순이었다.

'결제통화별 수출입'은 한은이 외환시장 영향, 원화의 국제화 파악 등에 대응하고자 이번에 새로 편제한 통계로, 앞으로 분기별로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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