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서 악재 연속…'우울한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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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서 악재 연속…'우울한 2018년'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11월 27일 0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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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리콜, 실적 부진, 관세 리스크 '첩첩산중'
▲ 현대자동차 미국법인(HHMA) 사옥.
▲ 현대자동차 미국법인(HHMA) 사옥.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주요 전략 시장인 미국에서 연이어 악재를 만나 고군분투하고 있다. 시장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부작용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27일 미국 로이터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뉴욕 검찰은 현대·기아차가 지난 2015년과 작년 각각 실시한 세타2엔진 결함 관련 리콜의 시기와 대상범위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 엔진은 미국에서 판매된 쏘나타 ,싼타페, 쏘렌토 등 주력 차종에 탑재됐는데 당시 엔진 구동 시 소음과 진동이 심하고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동일한 결함으로 리콜 대상이 된 차량은 170만대다. 이는 미국 역대 리콜 사례 중 최다 기록으로 집계돼 현대·기아차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현지 자동차 소비자단체 CAS는 앞서 지난 6월부터 현대·기아차 차량 화재 관련 103건의 민원 제기를 이유로 300만대 규모의 차량 리콜을 요구해왔다. 이후 화재 발생 패턴이 일정하지 않다는 이유로 관련 조사가 중단됐지만 현지 상원의회가 현대·기아차 양사의 미국 법인 최고경영진 청문회를 추진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리콜 악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일 미국에 수출한 친환경차 아이오닉의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중 2017~2018년식 모델 1만6000여대를 리콜했다. 전기부품 결함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쏘나타 썬루프 결함으로 6만여대가 리콜 대상에 올랐고 2014년에도 자동변속장치 결함이 발견된 쏘나타 6만여대에 리콜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 같은 품질 이슈뿐만 아니라 실적 부진이라는 난제에도 직면해있다. 

현대차의 올해 1~3분기 미국 현지 판매대수는 50만2000대로 전년동기(51만1000대) 대비 1.7% 가량 감소했다. 미국 시장 점유율은 3.9%로 8위에 머무르고 있다.

같은 기간 미국 앨라배마에 있는 유일한 현지 공장의 생산실적도 22만8000대로 전년동기(26만5000대) 대비 14.2%나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공장 연간 생산가능 대수인 37만대에 턱없이 부족해 생산성이 낮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반등을 위해 빼들 카드가 마땅치않다는 점도 고민이다. 현대차는 이미 올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의 사업을 재정비하는 차원에서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현대차는 지난 6월 미국 시장을 관리하는 북미권역본부를 신설하고 수장에 기존 이용우 브라질 법인장을 임명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대외 변수도 비우호적이다. 현재 미국 정부의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 가능성도 여전히 상존해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월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가 통상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왔다. 미국은 현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통상 안보를 저해하는 수입 품목에 대한 반입 물량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이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9월 방미해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등 정계 고위급 관계자들을 만나 관세 부과에 대한 재고를 요청했다. 현대차는 앞서 올해 7월 관세가 부과될 경우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비용이 기존 대비 10% 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미국 상무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당분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일련의 악재에 흔들리지 않고 사업 경쟁력 강화라는 정공법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무역갈등 고조에 따른 글로벌 교역 부진 등 요인에 의해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이러한 저성장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고급차 등 수요가 증가하는 차급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선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잇단 악재를 만나 고전하는 배경으로 양적 성장 기조를 지목하고 이 같은 기조를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가 일정 판매대수를 목표로 두고 이를 달성하는데 과몰입함에 따라 각종 문제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는 분석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현재 자동차 기술 확보와 혁신 등에 급급해 앞만 보고 달리는 사업 기조를 유지해오다보니 부품사 등 제조 현장의 피로도를 높였고 이로 인해 품질 이슈가 발생한 것"이라며 "방호벽을 설치하고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확장 구축하는 등 사업역량을 질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에도 투자를 늘려 문제를 예측하고 제거하는 데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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