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 제한) 규제를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현행 은행법은 산업자본이 보유할 수 있는 은행 지분율을 최대 10%로 묶어 놨다. 그중 의결권은 최대 4%만 행사할 수 있다. 현행 은행법 상으로 유상증자를 하려면 모든 주주가 동일한 비율로 출자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증자가 쉽지 않았다.
3개 교섭단체는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보유 한도를 4%에서 34%로 상향하는 안에 대해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카카오뱅크처럼 투자를 단행할 확고한 대주주가 없이 주주들이 지분을 나눠가지고 있던 케이뱅크는 자본확충에 물꼬를 트며 큰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4월 5000억원 증자를 단행해 자본금을 1조3000억원으로 늘리며 당분간 자본여력이 충분하지만 케이뱅크는 번번이 유상증자에 실패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5월 말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1200억원 규모의 보통주 발행은 무산됐고 의결권 없는 300억원 규모의 전환주만 발행하며 자본금을 3800억원까지 쌓는 데 그쳤다. 케이뱅크는 앞서 지난해 9월에도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19개 주주 가운데 7곳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실권주가 발생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가 자본금 부족만 탓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업력을 더욱 키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 수준으로 성장한 카카오뱅크와는 달리 케이뱅크는 아직 시장에 안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케이뱅크는 좀 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 1분기 케이뱅크는 188억43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한 해 837억87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044억9100만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올 1분기에는 53억3400만원의 순손실로 손실을 대폭 줄였다.
특히 그동안 케이뱅크의 영업력은 카카오뱅크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다. 케이뱅크의 가입자 수는 76만명, 예수금은 1조1861억원, 대출금은 9517억원으로 가입자 수 618만명, 예수금 6조1465억원, 대출금 5조3366억원에 달하는 카카오뱅크의 실적과 큰 차이를 보인다.
케이뱅크는 자본이 확충되는 대로 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자본확충에 애를 먹으면서 추진속도가 더뎠던 모바일 아파트담보대출과 '앱투앱' 방식의 간편결제 등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또한 자본이 부족해 두 차례나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대출 영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6월 기준 여신잔액이 1조1300억원으로 3월보다 9.8% 늘어나는 데에 그쳤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은산분리 완화는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며 "추진 중인 신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고, 원활한 대출상품 판매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