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법스님 조계종 화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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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스님 조계종 화쟁위원장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5월 21일 0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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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곧 대쇄신…성호스님 추가폭로 예고 실체없는 개인 주장일뿐"
   
 

국내 최대 불교 종단인 대한불교 조계종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일부 고위층 승려들이 거액의 도박판을 벌였다가 적발되는가 하면 내부에서 성매매 의혹이 제기되는 등 각종 파열음이 경내 곳곳을 들쑤시고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불과 보름 여 앞두고 터진 이번 사건에 여론도 험악해진지 오래다.

조계종은 지난해 중순 꾸린 '자성과 쇄신 결사추진본부'를 통해 환골탈태의 칼을 빼 들었다. 본부장이자 종단 내에서 화쟁위원장 직을 맡고 있는 도법스님이 중추다.

도법스님은 비록 느리지만 빈틈 없는, 부드러우면서도 강직한 쪽으로의 변화를 강조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자극적 소재에만 매몰되고 있는 언론 보도에 대한 아쉬움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도법스님을 만나 이면의 사연들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경내에 꾸려진 '자성과 쇄신결사추진본부'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이하 인터뷰 전문)

◆ "특정인들을 협박하는 형태로 온갖 추잡한 설을 흘리고 있다"

Q.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시점에 이런 불미스런 사건이 터졌습니다.

== 착잡해요. 이런저런 사실조차 확인되지 않은 '설' 들이 언론을 통해 난무하고 있습니다. 불자들에게는 뭐라 변명할 말이 없죠. 죄송할 따름입니다.

Q. 성호스님의 주장 중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궁금해 하는 여론이 상당합니다. 

== 나도 당사자가 아닌 이상 알 수가 없죠.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억대도박이다, 성매매다 하는 말들을 저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믿을만한 취재원이 아닌 사람의 말만 듣고 기사가 마구 쏟아져 나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언론의 정도가 아닌 것 같아요.
정한영(성호스님)이라는 사람이 계속적으로 폭로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사람은 종단에서는 이미 한참 전에 불미스러운 일(비구니 성폭행 의혹)로 제적당한 사람입니다. 법명(성호)도 써서는 안 되는 사람이죠. 그 동안의 행적을 보면 정한영씨가 하는 말들을 신뢰할 수가 없습니다. 종단 특정인들을 협박하는 형태로 온갖 추잡한 설을 흘리고 있는 상태라 우리는 뭐라 대응하기 힘든 상태입니다.

Q. 자승 총무원장스님이나 명진스님 등을 상대로 추가 폭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 추가 폭로? 아마 더 할 얘기가 없을 겁니다. 실상이 드러나야 그것을 믿는 사람들도 생길 텐데 말이죠. 아무런 실체가 없는 개인의 주장으로 끝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Q. 조계종 내부 계파간의 싸움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 아니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자승) 원장스님으로 인해 징계를 받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문제를 계속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승려들의 도박장면이 (카메라에) 찍힌 장소가 백양사인데요. 이것을 이용해 전혀 별개의 사안들을 재생산해 내고 있습니다. 물론 도박을 했다는 것 자체는 부끄러운 일이고 분명한 잘못입니다.
그러나 전면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원장스님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에 있는 조계종내의 세력이 문제를 확대 재생산하고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이 듭니다. 종권에 욕심이 있는 사람들이겠죠. 원장스님을 무력화 시키려는 시도가 벌어지고 있다는 얘깁니다.

   
 

Q. 이유야 어떻든 조계종이 국민적 비난을 사고 있는 만큼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 스님들이 도박을 하는 동영상이 공개된 직후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총무원장스님을 제외한 종단 총무원 부·실장 등 집행부 6명이 일괄 사퇴했습니다. 정부로 말하자면 내각이 총 사퇴를 한 것으로 비유할 수 있죠. 이후 후임 인선이 어떻게 됐는지를 보셔야 합니다. 원장스님의 측근이나 계파 나누기식이 아닌, 종단의 문제를 진정성 있게 들여다보는 적임자를 찾아 제자리에 앉혔습니다.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원장스님도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108배 참회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 "잘못된 관행이나 관습은 과감하게 정리해 나갈 계획"

Q. 고위층의 면면히 바뀐다 하더라도 뿌리까지 바뀌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비슷한 사건이 재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고위층으로 한정된 쇄신이 아닌 종단의 전면적 쇄신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여집니다.

== 자숙하는 자세로 부처님오신날을 잘 치른다는 계획을 최우선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조계종이 손을 놓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부처님오신날 이후 전면적 쇄신작업을 전개할 것입니다. 종단법에 근거해서 잘못된 관행이나 관습은 과감하게 정리해 나갈 계획입니다. 국민들은 속도가 느리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밀하고 빈틈없이 (쇄신작업을) 해 나갈 것입니다.

Q. 최근 지방을 돌며 원로 스님들의 의견을 들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현 집행부가 안정적인 쇄신을 해야 한다는 말씀들을 해 주셨습니다.

Q. 우리나라 불교 전체가 자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 한국불교의 위기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의 성찰과 반성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작업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닙니다. 꾸준히 정진해서 또 다시 부끄러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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