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이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 경쟁에 돌입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확대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금융위원회가 지속적으로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는 가운데 인터넷은행이 접근성과 저금리를 앞세워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을 꿰찰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먼저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의 포문을 연 토스뱅크는 2022년 말 대출 잔액 1조3099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시 케이뱅크 951억원, 카카오뱅크는 901억원에 머물렀다.
그러다 지난해 카카오뱅크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 1조8946억원으로 1위를 달성하며 2년 만에 선두 자리를 꿰찼다.
카카오뱅크는 올해도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1억원 초과 신용대출'과 '비대면 담보대출'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보증서 대출뿐만 아니라 상품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커버리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개인 사업자 대출 시장 커버리지는 12%인데, 이를 올해 4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해 8월 개인 사업자 대상 비대면 담보 대출 상품인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해 시장 선점에 나선 바 있다.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은 아파트 시세의 최대 85% 한도로 최대 10억원까지 지급하는 상품으로 최저 금리를 보장한다.
케이뱅크가 올해 1분기(1~3월) 취급한 신규 개인사업자 담보 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3.73%로, 시중은행 평균 금리(연 4.37~5.04%)보다 최대 1%포인트 이상 낮다.
저금리를 앞세운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은 8개월 만에 잔액 2000억원 돌파하는 등 자영업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 선두자리를 카카오뱅크에 내준 토스뱅크는 토스뱅크는 개인사업자를 넘어 기업(법인) 고객을 겨냥한 대출 상품 및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인터넷은행이 개인 사업자 대출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가 이어지며 수익성을 늘리기 어려워지자 다른 대출 상품 출시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관리 압박을 받더라도 기업대출 확대라는 대안이 있지만,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 대비 개인대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금융위가 제4인터넷은행 인가를 앞두고 인터넷은행에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상생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확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연체율에 따른 건전성 관리다. 개인사업자 특성상 기업대출과 비교해 연체율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 대출 비율을 전체의 30% 이상을 포용해야 하는 의무를 이행해야 하기 때문에 이미 연체율이 높은 상태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연체율은 0.67%로 국내 은행 연체율(0.44%)을 웃돌고 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자체적인 신용평가모델(CSS) 고도화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중저신용자를 위한 다양한 금융 상품 개발 등 상생금융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