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이랜드'의 유통생존 틈새 전략…'팩토리아울렛 천호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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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이랜드'의 유통생존 틈새 전략…'팩토리아울렛 천호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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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 오후 비 내리는 날씨에도
4월 15일 비가 내리는 오후  '뉴코아 팩토리형 아울렛 천호점'을 찾은 쇼핑객 모습. [사진=이미현 기자]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저렴하니까 이것저것 담고 있어요."

지난 15일 오후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를 뚫고 이랜드가 이달 신규 오픈한 '뉴코아 팩토리형 아울렛 천호점'엔 저렴하면서 마음에 드는 상품을 구하려는 쇼핑객들이 몰렸다.

입구 앞에 큼직하게 붙어있는 '아울렛 보다 더 싸게! UP TO 80% OFF' 문구가 근처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걸음까지 끌어당기는 느낌이었다. 

입구에서 만난 노부부는 "아울렛이 싼데 여기가 더 싸다고 하니 구경해 보려고 한다"며 "마침 운동화를 하나 장만하려 했었다"고 말했다.

기자도 이 문구에 홀려 기대를 품고 입장했다. 들어서자마자 재작년에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비싸서 구입을 망설였던 '바네사브루노' 브랜드 상품이 딱 걸려 있었다.

바네사브루노 브랜드를 전개하는 LF 쇼핑몰 앱에 들어가 이 제품의 가격을 확인해 보니 39만8000원으로, 할인 쿠폰과 e기프트 마일리지까지 총동원해 4만원까지 할인받아도 이곳(19만9000원)에서 사는 것보단 2배 가량 비쌌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랜드리테일이 LF와 직매입해서 저렴하게 판매 중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LF 인기 브랜드' 바네사브루노'가 최대 70% 할인 중이다. [사진=이미현 기자]

다만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이곳에선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가 없을 수 있고, 비닐 포장으로 싸여 누구의 손에 닿지 않은 새 제품을 구매하기 어렵단 점이다. 

하지만 패션 기업에서 운영하는 LF몰, 한섬몰, SSF몰 등 온라인몰에서 구매하더라도 누군가가 입어봤던 반품 제품이 재입고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단 결론에 닿았다.

층층별로 둘러보니 이랜드 자체 패션 브랜드 외에도 단번에 '플렉스' 하기 힘들 법한 가격대의 브랜드 '랄프로렌', 'DKNY', '꼼데가르송', '리바이스', '타미힐피거', '헤지스' 등 인기 브랜드 제품들이 판매 중이었다.

키즈존에서도 '폴로키즈', '타미힐피거 키즈', '헤지스 키즈', '조던키즈' 등 인기 브랜드 코너에는 아이와 함께 온 부모들이 옷을 고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30대 초반 이모 씨는 "아이에게 로고 디자인이 있는 브랜드 옷 몇 벌을 입혀보고 싶어 왔다"며 "마음에 드는 옷들을 많이 골랐다"고 쇼핑카트를 내보였다.

키즈존 [사진=이미현 기자]
인기 브랜드가 모여있는 키즈존 [사진=이미현 기자]

또 다른 지인과 함께 쇼핑을 왔다는 50대 김모 씨는 "이곳은 매장을 지키는 직원이 없어서 마음에 드는 옷을 여러 번 입고 마음 편하게 쇼핑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곳엔 백화점이나 아울렛에 브랜드 매장마다 있는 담당 직원이 보이지 않았다. 이곳 팩토리아울렛은 직매입을 통한 직접 운영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각 입점 브랜드의 파견 직원들이 없다는 게 이랜드 측의 설명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다만 "층별로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의 직원이 배치돼 있어 필요 시 도움을 제공하고 있고 동시에 고객의 편의 쇼핑을 돕기 위해 층마다 상품 가격 및 할인율을 확인할 수 있는 키오스크도 추가로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 직원을 호출하는 버튼. 쇼핑편의를 위해 설치됐다. [사진=이미현 기자]

이랜드는 서울 도심에 첫 팩토리아울렛 천호점을 오픈했다. 기존 영업 중인 '2001아울렛 천호점'을 팩토리아울렛으로 유통방식을 변경한 것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현대, 롯데, 신세계 등의 프리미엄 아울렛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뚜렷해졌기 때문에 이랜드가 아울렛보다 더 저렴한 아울렛인 창고형 아울렛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랜드는 지난해 뉴코아팩토리아울렛 광명점으로 유통 실험에 나섰고, 반응이 좋자 약 6개월 만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광명점이 아울렛에서 팩토리아울렛으로 전환한 이후 수도권 외 타 지역 고객이 120% 증가하고 2030세대 비중이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랜드리테일이 선보이는 팩토리아울렛 모델은 직매입과 직운영 체제가 핵심이다. 이랜드리테일은 브랜드와 계약을 통해 의류, 가방, 제화, 코스메틱 등의 브랜드 상품을 직매입한다.

또한 매장 인테리어부터 상품 진열, 재고 관리 및 판매 등의 운영 업무도 직접 담당한다. 브랜드는 매장 직운영의 부담을 덜고, 고객은 중간 마진을 부담할 필요가 없어 더욱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미국 유통 브랜드인 '티제이맥스(TJ Maxx)', '마샬즈(Marshalls)'를 모델로 삼았다. 이곳도 기존 백화점이나 아울렛의 유통 구조를 깨고 직매입, 직운영 구조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팩토리아울렛 천호점은 지상 1층에서 4층까지 200여 개 브랜드로 구성됐다. 주요 브랜드는 여성복과 남성복뿐 아니라 스포츠부터 골프, 제화 및 잡화, 아동복, 코스메틱 등 10여 개 카테고리 매장으로 조성됐다.

천호점에는 이달 '뉴발란스 팩토리'와 '뉴발키즈 팩토리'가 각각 400㎡와 230㎡ 규모로 입점된다. 5월 초에는 애슐리퀸즈 매장이 760㎡ 규모로 입점을 앞둬 고객들이 더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랜드리테일은 천호점에 이어 팩토리아울렛을 전국에 연내 10여개 이상으로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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