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무신사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CJ올리브영과 비슷한 '동반성장' 플랫폼 정책을 구사하며 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신생 및 중소기업 지원을 통한 무신사의 브랜드 육성 정책은 신생·중소 브랜드를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며 성장한 CJ올리브영의 전략과 '닮은꼴'이다.
이처럼 비슷한 사업전략을 구사하며 커지고 있는 무신사가 이제는 뷰티사업까지 넘어오면서 CJ올리브영의 영역까지 넘보는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무신사가 패션 플랫폼에서 급성장한 동력을 뷰티사업에 적용해 현재 뷰티 플랫폼 업계 절대강자인 CJ올리브영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신사는 2023년 전체 거래액이 전년 대비 17% 증가해 4조원을 돌파했다고 20일 밝혔다.
무신사의 거래액은 지난 2019년 9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 1조2000억원, 2022년 3조4000억원대를 올리며 급성장하고 있다. 아울러 무신사의 지난해 매출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022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083억원, 32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무신사는 '패션'을 주력으로 하기 때문에 '뷰티'에 중점을 둔 CJ올리브영과 업태가 다르고, 연매출 '3조원'을 달성한 CJ올리브영과 아직은 체급 차이가 난다. 하지만 양사 모두 입점 브랜드의 성공이 곧 기업의 전체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동반성장 전략을 추구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사 모두 상품 기획, 연구개발, 마케팅 등 전 과정 지원을 통해 입점 신생 및 중소기업 브랜드를 육성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아울러 입점 브랜드들을 앞세워 해외에 진출해 해외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도 비슷하다.
CJ올리브영은 이 같은 인큐베이터 전략을 통해 실제 2014년 5000억원을 시작으로 2016년 1조원을 넘어섰고 2022년 2조원에 이어 지난해 3조원(잠정)을 돌파하며 급성장했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기준 입점 브랜드 중 100억원 이상 연매출을 기록한 '100억 클럽' 브랜드 수가 전년 동기보다 30% 늘어났다고 집계했다. 특히 100억 클럽의 절반 이상이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다. 올리브영에서 연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한 중소기업 브랜드 2곳도 처음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무신사 역시 지난해 기준 100억 클럽 브랜드 수가 전년 보다 2배 늘어난 60% 이상 될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연매출 100억을 달성한 입점 패션 브랜드들이 계속 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2016년 무신사에 신생 브랜드로 첫 입점한 이후 단독으로 무신사에서만 거래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도프제이슨'은 지난해 기준 연매출 100억원대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양사 모두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까지 동시에 강화하면서 실적이 골고루 향상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제는 무신사가 뷰티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CJ올리브영의 대항마로 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신사가 패션에서 사업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지난 2022년 오픈한 뷰티전문관 '무신사 뷰티'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무신사 뷰티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117%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무신사 뷰티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와 구매자 수 또한 2배 이상 늘었다.
지난 5일 무신사가 단독으로 출시한 메이크업 브랜드 바닐라코와 패션 브랜드 엠엘비(MLB)의 콜라보 상품인 '바닐라코 x MLB NY 핑크 한정판 에디션'은 판매 1주일만에 정상가 기준으로 3억원에 달하는 8500개가 팔려나갔다.
바닐라코 브랜드의 전체 판매액도 같은 기간 3억2000만원을 넘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약 4045% 급증한 수준이다. 판매 수량도 1년 전 400여 개에서 1만1300여 개로 2746% 뛰어올랐다.
무신사는 무신사 뷰티에서 쇼케이스와 기획전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마케팅 지원을 보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무신사의 뷰티 영역 컨텐츠도 무신사와 단독으로 판매하거나 무신사 포함 한정 판매처에서만 판매하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품은 별도로 '무신사 단독' 혹은 '한정 판매' 배지를 부착해 판매한다.
아울러 무신사는 패션 사업처럼 뷰티도 오프라인 진출로 고객 접점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뷰티 전문관 입점 브랜드 대상으로 연 첫 성수 팝업스토어에는 11일 동안 4000명 이상 몰렸다. 무신사는 내부적으로 팝업스토어 오픈 성과에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 뷰티 팝업스토어 진행 계획은 아직 구체적 일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오프라인에서 뷰티 브랜드 경험 제공하는 건 계속해서 열려있고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