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 쌍용차 인수 9부 능선 넘었다…향후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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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그룹, 쌍용차 인수 9부 능선 넘었다…향후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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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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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멀고도 험했던 쌍용차의 새주인 찾기가 9부능선을 넘었다. 주인공은 KG그룹으로 당초 쌍방울그룹, 파빌리온PE, 이앨비엔티 등과 4파전을 치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막판에 파빌리온PE와 손을 잡으면서 새 인수 후보자로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그간 화학 사업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린 KG그룹이 위기의 쌍용차를 구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향후 인수를 위한 자금 동원력과 더불어 컨소시엄 구성과 관련한 쌍방울 측의 반발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전망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3일 KG그룹과 파빌리온PE 컨소시엄을 인수 예정자로 선정했다.

앞서 쌍용차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이 지난 12일 KG그룹 컨소시엄을 인수 예정자로 선정해 법원에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KG그룹은 전략적투자자(SI), 파빌리온PE는 재무적투자자(FI) 역할을 맡게 된다. 앞서 KG그룹과 컨소시엄을 꾸렸던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도 FI로 참여하게 된다.

KG그룹과 파빌리온PE는 이번 쌍용차 재매각 인수전에서 쌍방울 컨소시엄과 이엘비앤티보다 자금력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쌍용차 재매각의 가장 큰 변수는 회생채권(회생담보권 포함) 약 8300억원, 공익채권 7700억원 등 1조5000억원 가량의 부채를 어느 기업이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평가였다.

앞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인수를 추진하면서 당장 갚아야 하는 회생담보권(약 2320억원), 조세채권(558억원), 협력업체 미지급금(5470억원) 등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새주인 찾기에 나서야 했다는 점이 타산지석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도 협력업체가 40~50%의 현금 변제율을 원하는 상황이라 KG가 인수자금으로 최소 5000억원부터 확보하고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이다 보니 KG그룹의 자금력이 어느 정도이며 왜 쌍용차를 원했는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KG그룹은 비료회사인 경기화학을 모태로 1985년 설립됐다. 현재 KG스틸, KG케미칼,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KG ETS 등 국내 21개·해외 8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고, 자산규모도 지난해말 기준으로 5조3464억원에 달한다.

지주회사인 KG케미칼이 현금과 현금성 자산으로 3600억원대를 확보하고 있고, KG ETS의 환경에너지 사업부 매각대금 5000억원이 근시일내에 들어오면 쌍용차 인수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이미 M&A를 통해 철강과 화학, 친환경·에너지, IT, 컨설팅, 교육, 미디어, 레저, 식음료(F&B) 등으로 사업 분야를 공격적으로 확장해 왔기에 자동차 분야에서도 큰 무리 없이 사업을 키워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치도 있다. KG스틸이 과거 쌍용차에 부품을 납품했었다는 점도 큰 점수를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쌍용차의 매각 시한은 10월 15일이다. 이 때문에 가속도를 내야 해 다음달 말엔 최종 인수예정자가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쌍용차 인수전의 변수는 '스토킹 호스'이라는 다소 낯선 인수 방식이다. 스토킹 호스 방식이란 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먼저 체결한 뒤 공개입찰을 다시 진행해 최종 인수자를 확정짓는 것이다.

만약 공개 입찰이 무산될 경우 인수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주지만 새 인수 기업이 참여하거나, 더 높은 인수 금액을 제시한 기업이 나타나면 인수 후보자는 바뀔 수 있어 마지막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이번 인수전의 또 다른 변수는 쌍방울그룹 광림컨소시엄(광림컨소시엄)의 반발이다.

광림컨소시엄은 법원이 KG그룹과 사모펀드 파빌리온PE의 컨소시엄을 인수예정자로 선정한 것에 반발해 효력 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예정이다.

광림컨소시엄은 입장문을 통해 개별적으로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혔던 KG그룹과 파빌리온PE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은 입찰 담합에 해당한다고 다시 한 번 주장했다. '입찰을 할 때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합의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들고 나온 것이다.

광림컨소시엄 관계자는 "한영회계법인이 제공한 인수조건 제안 안내서에도 불공정 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들이 있다"면서 "KG그룹과 파빌리온PE의 컨소시엄 구성은 입찰 무효 사유가 될 수 있는 만큼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논란 속에서 쌍용차 재매각의 시계는 빠르게 흐를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6월 매각 공고를 내고 본입찰을 실시한 뒤 6월말 최종인수자를 선정한다. 이어 7월에 최종 인수자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 8월말 법원의 인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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