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없어져 샤넬가방 싸졌다? "천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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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없어져 샤넬가방 싸졌다? "천만에"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7월 06일 0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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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철폐 앞두고 대폭 가격인상 …"명품 FTA 효과 없어"
   
 

"여보, 나 내일 생일인데 샤넬 핸드백 하나 사주면 안돼?"

"샤넬? 명품이라 비쌀 텐데……."

"아니야. 한-EU FTA 발효로 관세 없어졌으니까 제품 가격도 내려갔을 꺼야."

"그래? 그럼 백화점에 가보자."

백화점 명품관으로 향한 소비자 A씨와 남편 B씨는 가방 가격을 확인하고 황당해 했다. 가격이 떨어지기는 커녕 몇 달 전에 비해 오른 상태였다. 루이비통이나 샤넬 같은 명품 브랜드들이 제품 가격을 FTA 발효 이전에 대폭 인상, 관세 철폐에 따른 제품 가격 인하 효과를 찾아볼 수 없었다.

A씨는 "관세철폐에 따른 효과를 전혀 느끼지 못하겠다"며 "오히려 FTA 때문에 명품 업체들이 서둘러 가격을 올린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 관세 8% 철폐, 제품가 25% 인상이 FTA 효과?

한국과 유럽연합(EU)간 자유무역협정(FTA)이 1일 발효됐지만 유럽 명품 등 제품가 인하에 대한 소비자들의 체감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 선호품목으로 알려진 시계, 가방 신발에 대한 관세는 발효 즉시 철폐됐지만 이보다 앞서 수입 명품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10~20% 수준으로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유럽차 브랜드들은 차값을 동결하거나 인하해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일정 부분 충족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한-EU FTA 발효에 따라 포도주, 신발, 넥타이, 핸드백 등은 이날부터 즉시 관세철폐 혜택을 보게 된다.

품목별로는 △포도주 15% △신발 13% △셔츠 13% △가방 8% △넥타이 8% △핸드백 8% △손목시계 8% △스카프 8%의 관세가 없어진다.

사라지는 관세만큼 유럽산 제품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던 소비자들은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특히 유럽 명품 브랜드들이 FTA 발효에 앞서 일제히 제품가를 많게는 20% 이상 올렸다. 관세보다 높은 폭의 제품가 인상이 이뤄진 것이다.

샤넬은 지난 5월 대표 제품인 '클래식 캐비어'와 '2.55빈티지' 가방 가격을 25% 이상 올렸다. 클래식 캐비어 미디엄 사이즈는 종전보다 116만원, 점보사이즈는 129만원 비싸졌다.

루이비통도 지난달 24일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을 평균 4~5% 인상했다. 지난 2월에 이어 불과 4개월 만에 가격 인상 조치를 취한 것이다.

반면 독일차를 중심으로 한 유럽차 브랜드들은 자동차 값을 낮추기로 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독일차 회사들은 이달부터 관세 인하에 따른 가격을 적용해 평균 1.3~1.5% 낮은 가격에 신차를 팔기로 했다.

◆ 자동차 가격 최대 900만원 인하

BMW는 320d 모델 가격을 종전 4890만원에서 4820만원으로 1.43% 낮췄다. 520d는 6240만원에서 6150만원으로 1.44% 떨어졌다. 아우디는 모든 차종의 가격을 모델별로 50만원에서 최고 370만원까지 인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틀리모터스는 기존 5억2700만원이던 뮬산을 5억1800만원으로 900만원 가량 인하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명품 같은 경우 시장지배력이 높기 때문에 FTA 효과가 별로 없을 것 같다"며 "자동차처럼 경쟁적인 부분은 효과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귀금속 등 관세 철폐 품목이 시차를 두고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FTA 체감 효과도 함께 상승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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