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여력 비율 우등생 삼성생명, 보험금 지급권고 수용률은 '꼴찌'
상태바
지급여력 비율 우등생 삼성생명, 보험금 지급권고 수용률은 '꼴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생명 "권고사항이라 문제 없어"...한화· 교보생명은 불수용 없어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삼성생명이 안정적인 지급여력(RBC) 비율을 유지해온 반면 여전히 암 보험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생명의 올해 1분기 말 RBC비율은 325%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금융당국의 RBC비율 권고치는 150%이지만 삼성생명의 RBC비율은 꾸준히 300% 이상을 유지해왔다.

오는 2023년 신지급여력제도(K-ICS)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감안하더라도 삼성생명은 자본건전성이 여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K-ICS는 2023년부터 현재 기준인 RBC비율을 대체하게 된다. IFRS17과 마찬가지로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골자다.

K-ICS가 도입되면 상당수 보험사의 RBC비율이 기존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그렇게 되더라도 삼성생명의 RBC비율은 약 160%대로 당국의 권고치보다 높다.

삼성생명은 이처럼 건전성이 양호하지만 암 입원 보험금에 대해 가장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금 지급 처리건수는 독보적으로 많았지만 지급권고 전부수용 비율은 업계 최하위 수준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지난해 암입원보험금 분쟁 처리건수는 596건으로 생보사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한화생명(158건)과 교보생명(144건)이 뒤를 이었다. 나머지 생보사들은 두 자릿수 아래였다.

삼성생명의 경우 596건 중 지급권고 296건(49.7%), 기각 192건(32.2%), 각하 108건(18.1%) 등으로 나타났다. 지급권고는 금감원에서 지급을 권고한 것에 대한 수용 여부를 뜻한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전부수용 186건(62.8%), 일부수용 98건(33.1%), 불수용 12건(4.1%) 등이다. 전부수용 비율이 생보사 중 가장 낮았고, 유일하게 불수용 건수가 포함돼 있었다.

반면 타 보험사들은 90~100%의 지급권고 수용률을 나타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전부 수용 비율은 각각 90.9%, 95.5%로 집계됐다. 두 생보사의 지급권고 불수용률은 0%를 기록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금감원의 지급권고에 대해 심사기준을 유지해 수용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며 "권고 사항이기 때문에 적절한 기준에 따른 불수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민원 고객에게만 보험금을 지급하면 보험사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은 올해 1월부터 삼성생명에 암 환자 요양병원 입원비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보암모 측은 최근 암 보험금 지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보험사에서 약관이 정한 바에 따라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온갖 위법과 부당한 업무행위 횡포, 금융당국의 직무유기 등으로 정당한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암 입원비 지급을 약관대로 이행하지 않아 6개월째 고객센터를 점거농성하고 있던 김근아 보암모 공동대표가 응급실에 실려가 장 폐색증 진단을 받고 입원한 상태"라며 입원비 지급을 촉구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암 환자의 요양병원 입원을 '직접치료'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보험료 지급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박삼재 보암모 공동대표는 "요양병원이나 직접 수술한 의사에 대한 의사소견서는 인정을 하지 않는다"며 "이는 미지급을 위한 구색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