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후 가격 줄줄이 오른 명품업계, 가격 인상 신호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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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후 가격 줄줄이 오른 명품업계, 가격 인상 신호탄 될까
  • 김아령 기자 kima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7월 02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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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여러 투자 자산의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가운데 명품 브랜드의 핸드백 가격은 오르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는 '보복 소비'와 '베블런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보복 소비는 억눌린 소비 욕구가 한 번에 분출되는 것을 말하며, 베블런 효과는 부 과시를 위해 가격이 오를수록 제품이 더 잘 팔리는 현상을 말한다. 이 두 가지 효과가 코로나19 사태로 극대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샤넬을 비롯한 루이비통·구찌·프라다·셀린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가방·지갑·악세서리 등 일부 제품들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들의 평균 인상률은 평균 10%대다.

명품업체 중 가장 먼저 가격 인상을 결정한 곳은 샤넬이다. 샤넬은 지난달 주요 품목 가격을 20% 가까이 인상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샤넬 대표 상품인 클래식 미니 플랩백(쁘띠삭)은 469만 원으로 기존 372만 원에서 26.1% 올랐다. 샤넬 플랩백(스몰) 가격은 632만 원에서 769만 원으로 21.7% 증가했다. 클래식 플랩백 라지 사이즈는 923만 원으로 오르며 1000만 원에 육박하는 가방이 됐다.

샤넬에 이어 가격 인상 바통을 이어받은 루이비통도 인기 핸드백과 의류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5~6%가량 인상했다. 지난 3월에 가격을 올린지 불과 2개월 만에 또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프라다도 지난달 22일 일부 제품에 한해 최대 11%가량 인상했다. 리에디션 나일론 호보백을 84만 원에서 89만 원으로 약 6% 인상했으며, 프라다 리에디션 사피아노 트리밍 나일론 호보백의 가격도 9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11%가량 올랐다.

프라다는 올 들어 가격 인상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5월 초에는 나일론 버킷햇 가격을 44만 원에서 53만 원으로 20% 인상했다. 연초에도 두블레 토트백 등 인기 제품 가격을 3~4%가량 올렸다.

프라다가 주요 제품의 가격을 전반적으로 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남성 라인 일부 제품의 가격도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 구찌도 지난달 4일 인기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마틀라세 미니백은 237만 원에서 7% 인상한 254만 원에, 1995 홀스빛 스몰 탑 핸드백은 192만 원에서 9%가량 인상한 208만 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핸드백 시장은 샤넬, 루이비통 등을 중심으로 급성장해왔다. 지난 2004~2016년 명품 핸드백 가격은 연평균 8%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인 13% 급등했다. 이는 예술품(5.2%), 우표(6.4%), 진귀한 위스키(5.0%), 고급포도주(0.7%), 보석(-6.7%) 등 다른 수집 자산의 수익률을 압도적으로 상회한다.

핸드백 뿐 아니라 명품 쥬얼리 및 시계업체들도 최근 일제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 그룹에 인수된 보석브랜드 티파니를 비롯해 롤렉스와 불가리 등도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가격 인상폭도 꽤 크다. 샤넬 5~26%를 비롯해 티파니 11%, 루이비통 6~14% 등이다. 명품업계 큰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과 한국 등만 대상이 아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백화점과 쇼핑몰을 폐쇄했던 태국 방콕에서는 매장을 다시 열자마자 가격을 올렸다. 미국과 유럽, 중동 등에서도 가격 인상이 잇따랐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고가의 명품을 계획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보니 코로나19 영향에도 매출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은 도미노처럼 번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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