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기업 늘어…산은 13년만에 적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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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기업 늘어…산은 13년만에 적자 가능
  • 김일권 기자 ilkwon@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9월 25일 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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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일권 기자] 올해 상반기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산업은행이 2개월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한계 상황에 직면하는 기업들이 많아 산은이 연간으로는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은 고위관계자는 25일 "STX그룹 충당금과 저금리 기조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2665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8월말 현재 흑자로 전환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흑자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내부 참고용 가결산 결과로, 아직 회계 감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산은은 분기별로 실적을 공시한다. 3분기 실적은 오는 11월말께 공시될 예정이다.

지난해 상반기 61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던 산은이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보다 순익이 8859억원이나 감소하면서 적자를 나타내자 금융계에서는 산은이 2000년 이후 13년만에 처음으로 연간 순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산은은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2000년 1조4000억원의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흑자였던 산은이 불과 2개월만에 흑자로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이자 이익과 수수료 덕분이다.

산은 관계자는 "특별한 부실 요인이 없으면 산은은 이자 이익, 수수료 등으로 매달 1000억∼2000억원을 벌어들인다"며 "7∼8월 두 달간 은행 재무에 큰 악영향을 끼친 요인이 없어 적자를 메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은이 올해 '흑자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기 침체로 조선, 건설, 해운 등의 업종에서 부실기업이 속출하면서 언제, 어느 기업이 산은에 도움을 요청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산은 고위관계자는 "상반기에 흑자를 내도 하반기에 거액의 부실이 발생하면 연간 순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며 "다행히 2개월만에 흑자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올해 적자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산은은 부실기업이 줄줄이 무너지는 최악의 경우에는 일각에서 나오는 '1조원 적자'가 현실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 유동성 위기에 놓인 동양그룹의 부실 때문에 산은의 출혈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산은은 "그 파급력이 STX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것"이라며 부인했다.

산은은 올해 적자를 기록하더라도 재무건전성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산은의 자산이 140조원, 자본금이 18조원에 이르는데다 2000년 이후 12년 연속 흑자를 내면서 위기를 이겨낼 만한 재무역량을 갖췄다고 산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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