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형석 미미박스 대표
상태바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5월 13일 08시 00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장 신나는 뷰티 서비스 제공할 것" 화장품을 파는게 아닌 서비스를 판매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유행은 빠르게 변하고 새로운 화장품은 하루에도 수십 개씩 쏟아져 나온다. 이름은 어렵고 기능은 복잡하다. 넘쳐나는 광고와 후기를 일일이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하지만 신제품도, 트렌드도 놓치고 싶지 않다.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는 바로 이런 점에 주목했다. 나를 대신해서 전문가가 골라주는 화장품, 매달 집으로 선물처럼 배달되는 '신상' 화장품.

화장품 틈새시장을 노린 하형석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자본금 3500만원으로 시작한 미미박스는 1년만에 연매출 13억원을 달성했다. 회원은 10만명. 한 달에 약 2만5000개의 박스가 판매된다. 

◆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

Q. 미미박스를 창업할 때만해도 화장품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라는 유통 방식은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했습니다. 

== 90년대에도 샘플백을 판매하는 사업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인터넷과 택배 서비스의 발달로 그때보다 환경적 여건이 훨씬 좋아졌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회원가입을 통해 샘플을 판매하면 이제 화장품 업체는 누가 어떤 제품을 받아서 어떻게 사용했는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이미 해외에서는 '버치박스'라는 업체가 화장품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의 비슷한 벤처기업들과 서로 영감을 주고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서브스크립션 방식의 단점이라면 소비자가 직접 고른 제품이 아니라 업체가 임의로 골라서 배송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한계를 넘어서는 서브스크립션의 장점이 있다면요.

== 미미박스는 화장품을 파는 게 아니라 서비스를 판매합니다. '고객의 시간은 줄어드는데 상품은 늘어나고 있다'는 게 우리의 생각입니다. 제품은 많고 리뷰도 넘쳐나는데 온라인 상의 이렇게 많은 정보를 필터링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미미박스 회원들은 화장품이 아니라 경험과 서비스에 돈을 지불한다고 생각합니다. 매달 정기적으로 나를 위한 '뷰티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기분을 누리게 해줍니다.

Q. 화장품 업체들로부터 화장품을 무상으로 받는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돈을 지불하지 않고 제품을 받는다?

== 저희는 한 브랜드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부서가 해야 하는 모든 일을 대신 해줍니다. 온라인홍보, TV노출은 물론 결과 보고서까지 제출합니다. 대신 이런 마케팅 비용을 돈이 아닌 제품으로 받는 것입니다. 즉 제품을 무상으로 받는 대신 화장품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완성해 주는 것이죠.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들이 우리의 결과 보고서를 처음 받으면 오히려 보고서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처음 보는 분석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새롭고 신선한 결과 보고서를 업체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Q. 화장품 샘플 판매는 법적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미미박스의 제품은 어떤가요. 가격도 궁금합니다.

== 미미박스는 정품을 판매합니다. 화장품 업체에 따라 미미박스 로고를 넣어 소용량 제품을 별도로 생산해 주는 곳도 있습니다. 한 박스에 대략 8만원에서 10만원 정도의 제품이 들어갑니다. 1만6500원을 결제하는 것에 비해 훨씬 더 많이 돌려드리려고 노력합니다.

Q. 미미박스에 들어가는 제품들 중에는 아직 생소한 화장품 브랜드도 있던데 브랜드나 제품을 선정하는 미미박스만의 기준에 대해 알려주세요.

== 기획팀, 마케팅팀, 영업팀, 그리고 TV프로그램 겟잇뷰티팀이 함께 참여해 회의를 거친 끝에 제품을 선정합니다. 트렌드, 계절, 효능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합니다. 가령 4월 박스의 테마는 '황사속 피부날씨 맑음'이었는데 이처럼 그 달에 가장 적합한 상품들을 엄선해 구성하고 있습니다. 또 유명하지는 않지만 제품의 질이 좋은 업체를 소개하는 것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들도 무조건 명품 브랜드만을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사용해보니 효과가 좋은 제품을 '발견하는 기쁨'을 즐기는 고객들도 많습니다.

◆ '선택과 집중'으로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최선

Q. 미미박스만의 강점이나 차별화 전략이 있나요.

== 가장 중요한 건 결국 구성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달 1만6500원의 박스 하나에 어떤 가치를 담을 수 있나를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지금도 이미 6월 박스, 7월 박스의 구성이 끝났지만 박스가 출시되기 직전까지 항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더 적합한 제품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팝니다. 이번 달에는 갤러리아 백화점 입점도 앞두고 있습니다. 유통판로를 다양화해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미미박스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Q. 젊은 CEO로서 미미박스를 이끌어가는 경영철학이 남다르실것 같습니다.

== 우리는 '가장 신나는 뷰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빠른 판단력을 기반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나갑니다. 미미박스는 월별, 분기별로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최적의 분야를 찾습니다. 그 이외의 것은 과감히 버리고 없애버립니다. 미미박스에서 남자박스와 아가박스를 출시했었지만 아가박스는 더 이상 서비스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여성들을 위한 화장품 브랜드가 훨씬 많고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하나에 집중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빠르게 선택하고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하신다면.

== 올해 연 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 아직 여성들에 비해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적고 본인에게 맞는 화장품 선택을 어려워하는 남성들을 위해 유명 웹툰 작가와 손을 잡고 남성 화장품과 피부에 대한 웹툰을 그려 홍보할 예정입니다.

   
 

◆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는?
2007년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에 입학했다. 이후 톰포드(Tom Ford) 인터내셔널 홍보 마케팅팀에서 인턴 활동을 하면서 브래드 피트, 브루스 윌리스 등 헐리웃 스타의 스타일링을 담당하기도 했다. 2010년부터는 소셜커머스 티몬에서 패션뷰티팀 팀장을 맡아 활동했다. 소셜커머스에서의 경험을 통해 이커머스(E-Commerce) 비즈니스의 가능성과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확신을 갖고 미미박스를 창립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